맨해튼의 자존심 메이시스, 아마존 돌풍에도 살아남은 비결은 ‘부동산’

입력 2017-11-23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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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시스 맨해튼 본점, 시총보다 2배 이상 비싸

▲미국의 대표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 맨해튼/AP연합뉴스
▲미국의 대표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 맨해튼/AP연합뉴스

추수감사절을 맞아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대형 백화점 메이시스가 주최하는 풍선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키티, 포켓몬 등 대형 캐릭터 풍선이 약 4km 행렬을 이루며 맨해튼 거리 곳곳을 채우는 이 행사는 1924년 처음 시작해 지금까지 매해 계속되고 있다. 퍼레이드 비용은 1160~1340만 달러(약 145억7000만 원)로 추산된다.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 돌풍에 오프라인 매장을 폐쇄하기 급급한 메이시스가 올해도 퍼레이드를 열 수 있었던 건 다름 아닌 ‘부동산’ 덕분이다.

미국 대표 백화점 메이시스는 실적 부진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3분기(2017년 7~9월)를 포함해 11분기 연속 매출이 감소했다. 주가는 올해만 41% 떨어졌다. 아마존을 포함한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성장으로 메이시스의 지난 3년간 영업이익은 반 토막 났으며 시가총액은 3분의 2가량 감소했다. 작년 말 메이시스가 매장 68개를 폐쇄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럼에도 메이시스는 맨해튼 추수감사절 퍼레이드를 올해도 개최한다. 이러한 메이시스의 저력은 부동산 자산에서 비롯한 것이라고 22일 뉴욕타임스(NYT)는 진단했다. 현재 메이시스가 보유한 부동산은 약 160억 달러로 추산된다. 이는 메이시스의 시가총액인 64억 달러를 두 배 이상 웃돈다.

메이시스는 미국 전역에 600개 이상의 매장이 있다. 그 중 메이시스를 대표하는 매장은 뉴욕 맨해튼 32번가에 있는 본점이다. 맨해튼의 심장이라고 불릴 정도로 상징적인 이 건물은 매매가가 33억 달러에 달한다. 미국 투자전문업체 코웬앤코의 올리버 첸 애널리스트는 “어떤 지표를 가져다 대도 이 건물은 막대한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메이시스는 지난 2012~2016년 4억 달러를 들여 1902년에 지어진 본점을 개축했다.

작년 말 메이시스는 글로벌 대체투자 운용사 브룩필드자산운용과 부동산 수익을 올리기 위한 전략적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메이시스는 브룩필드의 도움을 받아 매장 부지 50곳을 현금화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3분기 실적에서 메이시스의 순이익과 매출이 줄었음에도 실적 발표 당일 주가가 8% 이상 오른 이유다. 당시 메이시스의 카렌 호겟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맨해튼 본점을 포함해 약 50개의 매장을 브룩필드가 관리하며 재개발을 모색하고 있다”며 부동산 포트폴리오에 자신이 있음을 드러냈다.

메이시스는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고자 올해 안에 매장 68개를 폐쇄한다고 밝혔다. 최근 메이시스는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매장을 2억7500만 달러에, 포틀랜드 매장을 5400만 달러에 매각했다. 매장을 없애 회수한 현금 2억5000만 달러를 온라인 사업에 투자할 방침이다. 68개의 매닫을 닫은 메이시스는 그 여파로 직원이 약 3900명이 감원될 전망이다. 여기에 구조조정으로 6200명이 추가로 감원된다.

모건스탠리에서 16년간 근무한 월터 로앱 소매 전문 애널리스트는 메이시스와 같은 오프라인 소매업체들이 부동산을 팔아서 부채를 줄이는 행태가 실적 보고서를 그럴듯하게 보일 수는 있으나 기업을 지속 가능하게 운영하는 적절한 방법은 아니라고 꼬집었다. 그는 최근 포브스 기고문에서 “소매업이 마주한 환경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뀌면서 메이시스, 로드&테일러, 시어스 등이 부동산을 팔아 현금 흐름을 개선하고 있는데 이는 근본적인 수익성 악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또 “매장을 폐쇄하는 것이 정답이 아니다”라며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내놓아 혁신을 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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