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수제 맥주 시장이 진정 성장하려면

입력 2017-11-14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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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꽃들 산업2부 기자

7월 27일 청와대 상춘재 앞 녹지원. 문재인 대통령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등 기업인들과의 간담회에서 단연 눈길을 끈 것은 맥주, 더 정확히 말하자면 생맥주 기기였다.

이날 문 대통령과 기업 회장단이 마신 맥주가 소상공인이 만든 수제 맥주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수제 맥주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관련 수제 맥주 제품의 매출은 급상승했다. 이후 수제 맥주 시장에 대한 기대와 꿈같은 청사진이 펼쳐졌다. 정말 그렇게 될까.

수제 맥주는 대기업이 아닌 개인이나 소규모 양조장이 자체 개발한 제조법에 따라 만든 맥주로, 맥주 제조자의 개성만큼이나 다양한 맛이 있다. 최근 맥주 하나를 마셔도 맛과 개성을 중시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서울 이태원 등 핫플레이스에서 수제 맥주 인기가 높아지면서 수제 맥주 시장이 확장됐다. 불과 3~4년 전만 해도 볼 수 없었던 현상이다.

2014년 4월 주세법 개정으로 제조공장 설립 기준이 완화되고, 외부 유통금지가 풀리면서 다른 면허자의 영업장에서 판매가 허용됐다. 한국산업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이때부터 수제 맥주가 연간 100%씩 급성장했다. 달서맥주·전라맥주 등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수제 맥주가 등장했고, 생활맥주 등 수제 맥주 프랜차이즈까지 선보였다. 서울 홍대 상권 등 일부 개인 수제 맥줏집이 입소문을 타고 대박 행진을 하면서 수제 맥주 창업자가 급증했다. 하지만 국내 수제 맥주 시장은 200억 원(지난해 기준) 규모로, 2조6000억 원 맥주 시장에서 아직은 1% 정도에 그치는 미미한 수준이다.

청와대에서의 깜짝 등장 이후 수제 맥주 시장은 10년 뒤 시장 규모가 2조 원대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칭다오(靑島) 맥주를 능가하는 지역 맥주가 나올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고, 투자 열기도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제비 한 마리가 왔다고 봄이 오는 것이 아니다. ‘테이크아웃’ 맥주나 통신판매 등 유통채널 다양화, 추가적인 주세 인하, 수제 맥주에 대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다양한 지원 정책 등 보다 과감한 제도적인 뒷받침이 없으면 수제 맥주 시장의 봄은 아직 요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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