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 달쏭思] 회유(懷柔)

입력 2017-11-07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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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뉴스에 어떤 회사에서 여직원을 회유하려고 했다는 기사가 나왔다. 회유는 ‘懷柔’라고 쓰며 각 글자는 ‘품을 회’, ‘부드러울 유’라고 훈독한다. 글자대로 풀이하자면 ‘부드러움을 품다’라는 뜻이어서 자칫 좋은 의미가 담긴 말로 오해할 수도 있다.

상대를 대하면서 부드러움을 품는 것은 당연히 좋은 태도이다. 그런데 그 부드러움이 자신의 이익을 챙기거나 나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가식적으로 품은 부드러움이라면 그것은 소름이 끼칠 정도로 나쁜 행위이다.

그래서 중국어에서는 懷柔와 같은 뜻의 단어로 ‘利誘’라는 말도 사용하는데 각 글자는 ‘이로울 리’, ‘꾈 유’라고 훈독하며, ‘자신에게 이롭도록 꾄다’는 뜻이다. 잘못을 저질렀으면 반성하고 사과하고, 필요하다면 최대한으로 보상할 생각을 해야지 자신에게 이롭도록 상대를 꾀어내는 것은 참으로 비열한 행동인 것이다.

우리말에 ‘으르다’와 ‘어르다’는 말이 있다. ‘으르다’는 상대편이 겁을 먹도록 무서운 말이나 행동으로 위협한다는 뜻이고, ‘어르다’는 행동이나 물건을 보여주거나 들려줌으로써 어린아이를 달래거나 즐겁게 해준다는 뜻이다.

여기서 뜻이 더 확대되어 사람이나 짐승을 놀리는 행위를 뜻하는 말로도 사용하게 되었는데 곡예사가 사자나 코끼리를 길들여 곡예사가 시키는 대로 하게 할 때도 ‘어르다’는 말을 사용하고, 사람이 사람으로 하여금 어떤 일을 하도록 구슬리는 것도 ‘어르다’로 표현한다.

이처럼 사람이든 짐승이든 강자가 약자를 자신의 목적에 맞도록 사용하기 위해 어르는 것을 懷柔라고 하는 것이다. 따라서 회유라는 말 안에는 이미 상대를 어린아이 취급하거나 동물 취급한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매우 기분 나쁜 말이다. 처음부터 인격을 모독한 상태에서 비열하게 파고드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어르는 회유가 으르는 협박보다 더 무서울 수도 있음을 알고 회유하는 죄를 범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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