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파월 시대 열린다] 비운의 최초 여성 의장 옐런…정권 교체에 1기 4년으로 단명

입력 2017-11-02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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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장이 제롬 파월 연준 이사에게 의장직을 넘기게 됐다. AP/뉴시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장이 제롬 파월 연준 이사에게 의장직을 넘기게 됐다. AP/뉴시스

최초의 여성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시대가 막을 내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재닛 옐런을 연임시키는 대신 제롬 파월 이사를 신임 연준 의장으로 지명하기로 결정했다.

옐런은 연준 100년 역사상 처음으로 의장직에 오른 여성이다. 벤 버냉키 전 의장의 후임으로 지난 4년간 ‘세계 경제 대통령’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왔기에 그의 연임은 당연시됐었다. 그러나 트럼프 정권을 만나는 바람에 옐런은 1기, 4년 ‘단명 의장’이라는 꼬리표를 달게 됐다.

옐런은 2013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지명으로 2014년부터 연준 의장직을 맡았다. 연준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침체된 경제를 부양하고자 버냉키 전 의장의 주도로 양적 완화 정책을 펼쳐왔다. 버냉키 의장 시절 부의장으로 재직,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옐런도 임기 초반에는 버냉키의 통화 완화 정책을 이어받았다.

유동성 확대에 힘입어 고용지표와 임금 수준 등 미국 경제가 개선되자 옐런은 완만한 긴축으로 선회했다. 2015년 12월에는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9년 여 만에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이후 지난 6월까지 4차례 인상을 실시했다. 옐런은 점진적인 금리 인상을 주장해왔다. 옐런의 금융 정책은 경제 상황에 따라 속도를 조절하고 유연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옐런은 비둘기파이면서도 필요한 순간에 매파적으로 움직일 줄 안다고 호평했다.

경제지표도 긍정적이다. 옐런 임기 중 실업률은 16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고 인플레이션은 2% 이하를 기록했다. 뉴욕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미국 경제는 3%대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연준이 이상적으로 여기는 수준에 가깝다. 이 때문에 시장의 지지를 받아왔다.

이 같은 경제지표나 정책 연속성, 경제 안정 등 여러 측면을 고려하면 옐런의 연임은 당연했다. 지난 40여 년간 연준 의장들이 연임해온 전통도 있다. 그러나 금융 규제에 대한 견해 차이로 트럼프 대통령 및 공화당과 충돌하면서 옐런은 ‘단명 의장’에 그치게 됐다.

옐런은 금융위기 이후 강화된 규제에 찬성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도드-프랭크법에 대해 불만을 드러내자 “위기로 인해 대처 방안을 마련했고 그로 인해 시스템은 더 안전해졌다”고 반박했다. 도드-프랭크법은 2010년 오바마 정부가 금융위기의 재발 막기 위해 발표한 금융개혁안으로 금융회사들에 대한 감독·규제책이 골자다. 규제 완화를 추진하던 공화당 의원은 옐런의 연임을 반대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임명한 옐런은 민주당 인사로 분류된다. 연준 의장은 의회 동의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공화당의 반대는 옐런 연임의 난관으로 여겨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옐런과의 면담 후 “나는 그녀가 좋다”고 말했으나 한편으로는 자신의 경제기조를 정책에 반영시키며 “족적을 남기고 싶다”는 뜻을 드러냈다. 결국 그는 규제 완화에 긍정적인 파월을 택했다.

경제학 학위 없이 의장직에 오르는 변호사 출신 파월과 달리, 옐런은 경제학 박사이며 교수로도 활동했다. 그는 브라운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으며 예일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캠퍼스에서 경제학 교수로 강단에 섰다. 이후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연준 부의장 등을 맡았다. 포브스는 옐런이 학위를 잊게 할 정도로 평범한 문장과 쉬운 논리로 자신의 의견을 주장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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