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인물사전] 216. 평원군부인 원씨(元氏)

입력 2017-10-19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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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덕(婦德)이 높았던 이제현의 장모

평원군부인 원씨(平原郡夫人 元氏·1288~1334)는 고려 말의 귀족부인이다. 본관은 원주이며, 할아버지 원부(元傅)는 수상을 지냈고, 아버지 원관(元瓘)은 재상을 지냈으며, 어머니 역시 재상을 지낸 경주 김씨 김신(金信)의 딸 낙랑군대부인(樂浪郡大夫人)이다.

그런데 그녀의 어머니는 원관의 세 번째 처이다. 원관이 처음 홍녹준(洪祿遵)의 딸과 결혼했는데, 자녀가 없이 사망하였다. 다시 곽여필(郭汝弼)의 딸과 결혼해 1남1녀를 낳았는데, 아들이 성년이 되기 전에 또 곽씨가 죽었다. 이에 다시 김씨와 결혼해 2남3녀를 낳았으며, 그녀는 그중 맏딸이었다.

원씨는 나면서부터 바탕이 맑고 성품이 부드러우면서도 지혜로워 부모가 귀여워하였다. 13세에 역시 명문인 춘천 박씨 박거실(居實)과 혼인하였다. 시조부 박항(朴恒)은 충렬왕 때 재상을 지냈으며, 시아버지 박광정(光挺)은 일찍이 귀족 자제로서 선발되어 원에 들어가 궁궐을 숙위(宿衛)하였다. 황제의 명을 받아 금부(金苻)를 띠고 소신교위(昭信校尉)가 되고, 고려 서경등처 수수군부만호 겸 광정대부 평양부윤(高麗西京等處 水手軍副万戶 兼 匡靖大夫 平壤府尹)이 되었다.

그녀는 혼인 뒤 시부모를 부모처럼 여기며, 예(禮)로 섬겼다. 혼인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시아버지가 세상을 떠났고, 남편은 그 직위를 계승하여 원나라 궁궐에 머무르게 되었다. 그녀는 시어머니 정씨(鄭氏)를 잘 봉양하여 편안히 돌아가시게 하였다.

원씨는 일찍 과부가 되었는데, 윗사람의 뜻을 받들고 아랫사람을 공손히 대우하며, 예로써 스스로를 지키니 온 가문이 칭찬하였다. 집안이 넉넉하여 남편이 생전에 살림이 돌아가는 것을 묻지 않았으나 그녀는 법도로 다스렸다. 또한 부리는 노비가 수백 명이었지만 명을 내면 어기거나 원망하는 자가 없었다.

자녀는 2남 5녀였는데, 남편 사망 시 그중 다섯 명이 아직 결혼 전이었다. 그녀는 이후 9년이 되지 않아 모두를 결혼시켰다. 큰딸은 원나라 중정원장사(中政院長史) 심양 홍의손(瀋陽 洪義孫)과 혼인했으나 일찍 죽었고, 둘째는 흥위위낭장(興威衛郞將) 김지경(金之庚)과 혼인했다. 3녀는 종친인 낙랑군(樂浪君) 왕수(王琇)와 혼인했으며, 4녀는 정당문학(政堂文學) 이제현(李齊賢)과 혼인하였다. 아들 박독만(朴禿滿)은 아버지가 죽은 뒤 그 직위를 계승하였으며, 박장명(朴長命)은 아직 벼슬에 들어가지 않았다. 친정인 원씨 가문의 형제자매도 모두 현달하고, 일가친척도 번성하였다.

원씨는 1334년(충숙왕 3) 47세의 나이에 병으로 사망하였다. 그녀는 원 간섭기 문벌귀족 가문의 여성의 삶을 잘 보여준다. 고려와 원 양국에서 벼슬살이하던 고려의 관리들, 그리고 무려 한 집안에서 수백 명의 노비를 소유했을 정도의 부의 편중, 그리고 무엇보다도 여성의 집안 관리 능력을 인정했던 사회 등 여러 사실을 알 수 있다.

공동기획: 이투데이, (사)역사 여성 미래, 여성사박물관건립추진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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