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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한미일 연합 ‘도시바 반도체 인수전’ 막판 뒤집기 숨은 공신

[이투데이 배수경 기자]

한미일 연합에 30억 달러 출연...자체 역대 최대 규모 투자

혼전을 거듭하던 일본 도시바 반도체 인수전에서 SK하이닉스가 속한 한미일 연합이 다시 승기를 잡은 데에는 숨은 공신이 있었다. 바로 반도체 업계의 VIP 고객인 애플이다.

도시바는 13일 이사회 개최 후 “미국 베인캐피털 등 한미일 연합과 (반도체 자회사인) 도시바메모리 매각에 관한 집중협의 각서를 맺었다”고 발표했다. 도시바는 이사회에서 이같이 결정했다며 이달 말까지 최종 합의에 이르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이 속한 신(新) 미일 연합에 밀려났던 한미일 연합에 다시 기회가 온 것이다. 당초 도시바는 6월에 한미일 연합에 우선협상권을 줬다가 WD가 국제중재재판소에 제3자 매각 중단 신청을 하는 등 법적 장치를 통해 집요하게 매각을 방해하자 WD 쪽으로 방향을 틀었었다. 그러다가 WD 진영과의 협상에서 경영권을 둘러싸고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데다 한미일 진영이 기존에 제시한 2조 엔에 연구개발비 명목으로 4000억 엔을 더 얹어주겠다고 나오면서 상황은 다시 반전됐다. SK하이닉스도 일정 지분을 요구해 왔지만 최종적으로는 물러선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처럼 도시바가 베인캐피털이 주도하는 한미일 연합으로 다시 방향을 튼 결정적 배경에는 애플이 있다고 전했다. 한미일 연합이 웃돈을 더 얹어주겠다고 나선 건 애플이 30억 달러(약 3조4000억 원)라는 거액을 출연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애플의 이런 결단이 계기가 돼 도시바는 13일에 베인캐피털과 집중협의 각서를 체결했다고 한다. 블룸버그통신은 협상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익명을 요구한 한 소식통으로부터 이같은 정보를 입수했다. 소식통은 애플이 베인캐피털과 함께 도시바메모리 지분을 인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일 진영에서 갑자기 애플의 존재감이 급부상한 셈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애플은 도시바 반도체 사업의 전략적 중요성을 이유로 WD 대신 한미일 연합 편에 서기로 결정했다.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패드’용 플래시메모리를 도시바에 의지하고 있는데, 도시바 반도체가 다른 진영으로 넘어가면 경쟁 상대인 삼성전자에 의존하게 될 수 밖에 없다. 애플은 이런 사태를 피하고자 한미일 진영을 측면 지원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12일 공개된 아이폰 데뷔 10주년 스마트폰인 ‘아이폰 X(아이폰 텐)’에도 도시바의 부품이 상당 부분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일 연합에는 당초 알려진 베인캐피털과 SK하이닉스 외에 델과 시게이트도 금전적 지원을 약속한 상태다. 통신은 애플과 베인캐피털의 합의가 성사되면 애플에게는 이번 도시바 반도체 인수전이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집중협의 각서가 법적 구속력이 없는데다 WD라는 변수가 남아 있는 만큼 한미일 연합이 최종 승자가 될 가능성은 여전히 미지수다. WD와 KKR 진영도 도시바메모리 인수전에서 쉽게 물러날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WD는 도시바가 다시 한미일 연합과 집중협의 각서를 체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진지 1시간도 채 안돼 성명을 발표하고 “매우 유감”이라며 반론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동의없이 SK하이닉스와 베인캐피털이 이끄는 한미일 연합과 거래를 계속한다는데 놀라움을 금치 못하겠다”며 “우리는 유연하고 건설적인 자세로 수많은 제안을 해왔다”며 추가 조치를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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