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지금] ‘포스트 아베’로 주목받는 사람들

입력 2017-08-22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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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학 전공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의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지지통신의 여론조사(8월 7일~10일 실시)에서는 아베 내각의 지지율이 29.9%, ANN(TV아사히, 8월 15일~16일)의 조사에서는 29.2%로 모두 위험 수위인 30%를 밑돌았다.

현재 2012년 12월 제2차 아베 내각 출범 이래 최저치를 갱신 중이다. 이 때문에 ‘포스트 아베’는 누가 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본의 전문가들은 현재로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男) 정조회장과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지방창생(地方創生) 담당 장관이 차기 총리로 유력하다고 입을 모은다.

아베 총리는 2018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까지 자신의 지지율이 올라가지 않을 경우 총리 후계자로 기시다 정조회장을 밀 생각인 것으로 관측된다. 기시다 정조회장이 자민당 차기 총재 후보로 출마할 상황에 대비해 지금 그를 지지할 수 있는 자민당 내 각 파벌들이 연대하는 움직임이 있다.

기시다는 한국과 인연이 깊은 인물이다. 2015년 12월 28일 ‘한·일 위안부 합의’를 주도한 일본 외상이 바로 기시다였다. 그런 면에서 기시다가 차기 일본 총리가 된다면 한국 정부가 위안부 합의를 재협상하려고 해도 쉽지 않다고 봐야 한다.

기시다는 아베 내각 내내 외무상이었으나, 7월 말경에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방위상이 경질되는 바람에 한때 방위상을 겸임하기도 했다. 그만큼 아베 총리의 신뢰가 두터운 인물인 것이다. 그는 8월 3일 개각으로 자민당 최고위원 중 대표격인 정조회장이 되었다. 그 인사는 그가 차기 총리 후보로서 대단히 유리한 위치에 있음을 의미한다.

기시다와 아베 총리의 차이는 기시다가 우파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는 자민당 내 리버럴파에 속한다. 아베 총리의 후계자로 줄곧 거론된 극우파 이나다 전 방위상은 계속된 실언과 행정 능력의 미흡함을 지적받아 사실상 아베 총리의 후계자 자리에서 밀려났다.

그러면 또 한 사람,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이시바 시게루는 어떤 인물인가. 그는 전에 방위상을 지낸 적이 있고, 보수이기는 하지만 아베 총리의 극우적인 성향에 반대해 온 ‘반(反)아베 신조’이다.

일본 정치평론가들은 아베 총리에 대한 지지율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기시다 정조회장이 다음 총리가 된다는 것도 쉽지 않다고 말한다. 이시바는 2016년 개각 때 아베 총리의 입각 요청을 거절했고, 그 후 내각 밖에 있으면서 국회의원직에 충실했다. 그리고 그때부터 그는 2018년 9월 자민당 총재 경선에 나설 준비를 진행했다.

이시바는 자신이 총리가 된다면 일본을 어떤 나라로 만들 것인가라는 ‘집권 구상’을 올해 4월에 출간한 ‘일본열도 창생론’에 담았다. 이 책의 주제는 ‘지방 창생’이다. 창생이란 ‘창조적으로 활성화해 새롭게 탄생시킨다’라는 뜻으로 이시바는 자신의 스승이었던 고(故) 다나카 가쿠에이(田中角榮)의 저서 ‘일본열도 개정론’을 본 따서 책 제목을 정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지방에 많이 내려갔고 자치단체 관계자들이나 시민단체, 자민당 지지자들과 머리를 맞대면서 지방을 어떻게 활성화할지를 의논했다. 이런 꾸준한 활동으로 지금 지방에서의 지지자가 상당한 세력이 되었다.

자민당 내에서는 ‘다음 중의원 선거가 있을 때 아베 총리로는 이기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조금씩 감지되고 있다. 그런 흐름은 아베 총리와 대립 구도가 되는 이시바를 밀자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그럼 이시바가 총리가 된다면 일본은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전문가들은 이시바가 총리가 되면 그의 말대로 지방 활성화가 진행될 것이라고 한다. 아베 총리의 경제 정책은 대기업 중심이었으므로 결국 중소기업이나 서민에게는 혜택이 돌아가지 않았다. 이에 비하면 이시바의 접근은 중소기업과 서민 중심이라는 점에서 비로소 경제적인 혜택이 중소기업과 서민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그리고 이시바는 자위대를 군대로 개편하는 대신 미군을 오키나와에서 철수시킬 생각이 있어 자위대 문제와 오키나와 문제를 한 묶음으로 진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것은 미·일 안보조약의 재검토를 예고하는 대목으로 논쟁이 예고된다.

물론 현실적인 상황을 보면 이시바에게 유리하다고만 할 수는 없다. 자민당 내 이시바파 국회의원이 19명밖에 없기 때문에 국회의원 표를 더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른 파벌들과의 연대가 필수적이다. 현재 55명의 국회의원들이 소속된 누카가(額賀)파와의 연대가 진행 중이라는 소문이 있다. 그가 자민당 내 국회의원의 과반수를 확보해야 자민당 경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

반아베를 외치면서 도쿄도지사가 된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와 이시바의 사이도 좋다고 하니 그들의 연대 가능성도 있다. 앞으로 자민당이 누구를 리더로 선택하느냐를 놓고 아베 총리와 이시바의 전쟁이 이미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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