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감산 합의] ‘중동 오일 카르텔 맹주’ 사우디의 결단…유가 어디까지 띄울까

입력 2016-09-29 08:55 수정 2016-09-29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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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시장의 예상을 뒤엎고 8년 만에 감산 합의를 이끌어낸 데에는 60년 가까이 중동 오일 카르텔의 맹주 역할을 해온 사우디아라비아의 결단이 크게 작용했다.

그동안 사우디는 미국 셰일유 업계 및 핵 협상 타결과 함께 원유시장에 복귀한 이란과의 점유율 경쟁을 의식, 저유가로 인한 재정난에도 불구하고 감산에 소극적이었다. 2014년 11월 총회에서는 미국 셰일유에 대항하기 위해 점유율 확보를 우선시하는 전략으로 전환했고, 2015년 12월에는 하루 3000만 배럴의 기존 생산량을 유지하기로 하고 생산량을 회원국의 재량에 맡겼다.

이런 방침은 유가 하락을 부채질했고, 감산을 둘러싼 갈등으로 인해 60년 가까이 이어져온 오일 카르텔에도 균열이 일었다. OPEC 회원국 내 구심점 역할을 해온 사우디의 리더십에도 회의론이 커진 것은 물론이다. 이에 사우디는 지난 5월, 21년 만에 석유장관을 교체해 상황 전환을 모색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알제 회동’을 앞두고 사우디는 기존과 다른 행보를 보였다. 회동 직전, OPEC에 산유량을 1월 수준까지 줄이자고 제안한 것이다. 이는 지난 2년간의 공급 과잉에서 비롯된 저유가 기조에 방점을 찍고자 이란과의 힘겨루기에서 크게 한 발 양보한 것으로 해석된다. 물론 이란은 이런 사우디의 감산 제안을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비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에너지장관은 28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하루 400만 배럴 이상의 산유량을 회복하기 전까지는 생산량을 동결할 의향이 없다”며 사우디와의 갈등 관계를 다시 상기시켰다.

하지만 4시간의 마라톤 회의로 상황은 반전됐다. 이번 비공식 회동의 취지는 회원국의 실태 파악만 하는 것이었으나 막상 회의가 진행되자 회원국간 위기감이 강하게 형성, 회의를 ‘임시 총회’로 격상했다. 유가는 배럴당 40달러 선에서 머물며 반등할 기미는 보이지 않는 가운데, 갈수록 심각해져가는 회원국의 어려움이 피부로 와닿은 것이다. 이번 비공식 회동 후 기자 회견한 OPEC 의장국 카타르의 알 사다 에너지장관은 “OPEC은 시장의 균형을 잡기 위한 노력을 가속화할 필요가 있다”며 감산 정책으로 전환한 의의를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동은 사우디가 OPEC 내에서 구심점 역할을 다시 회복했음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보고 있다. 소시에테제네랄의 마이클 위트너 석유 리서치 부문 책임자는 이같이 분석하고, “시장에서 원유 공급량이 얼마나 줄어들지는 아직 모르지만 산유국들이 한 자리에 모여 합의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수석 에너지 애널리스트는 “OPEC이 합의한 것은 약 10년 만으로 역사적인 합의라 할 수 있다”며 “이제 유가는 배럴당 60달러 대를 향해 돌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이번 합의는 석유전쟁의 종결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합의로 유가 안정책이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14개 OPEC 회원국 간 생산량을 배분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고, 러시아 등 OPEC 비회원 산유국의 동참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부담도 만만치 않다. 한 전문가는 “아직 각 회원국의 생산 수준은 밝혀지지 않았다. 이란이 스스로 제재 이전의 생산 수준을 회복할 의향이 없다고 말해야 안심이 된다”고 강조했다. OPEC은 오는 11월 정례회의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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