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S] 식사접대 받은 의사, 해당 제약사 3배까지 더 처방

입력 2016-07-28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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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만의 윤리경영가이드④] A제약 영업사원은 세차를, B=연구비, C=상품권 준다면?

의사 강모연*은 환자인 진 소장*의 당뇨병 진단에 치료제를 처방해야 한다. 이때 코드(Code) 등록되어있는 몇 가지 약 중 A제약사의 영업사원은 매주 세차를 해주고 있고, B제약사의 영업사원은 1년간 5000만원 상당의 연구비를 제공 해준다 하고, C제약사의 영업사원은 10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제공해준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D제약사의 영업사원은 최근에 바뀌어 잘 모르겠으나, 경험상 D제약사 약제가 부작용이 적었다. 그러나, 위의 모든 약이 유효성, 안정성 측면에서 국가로부터 허가를 받은 약제다.

이 때, 강모연은 진 소장에게 어떤 약을 처방할까? 진 소장은 건강보험 성실납세자이고, 과거에 병원을 찾은 적이 없다가 금년에 당뇨병 처방을 받았고, 실제 약제비 총액은 한달 4만3000원이지만 건강보험 가입자이므로 본인부담금 1만3000원에 조제약을 받게 된다.

그런데 A사의 세차비용, B사의 연구비, C사의 상품권은 어디서 나온 돈일까? 우선 각 제약사의 비용일 테고, 그 비용은 약품 판매 매출에서 나온 것일 테다. 진 소장의 본인부담금은 1만3000원으로 나머지 3만원은 건강보험에서 나와 총 4만3000원이 제약사로 들어가게 된다. 여기서 3만 원은 유시진 대위*가 낸 보험료의 일부분이라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강모연이 받은 세차 서비스와, 상품권, 연구비는 유시진 대위를 포함한 국민들의 호주머니에서 나온 돈이며, 명백하게 불법리베이트다.

우리가 강모연이라면 환자인 진 소장을 위해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우리나라 대부분의 의사들, 헬스케어 산업에 몸담고 있는 분들은 윤리적이고 원칙에 부합한 의사 결정을 할 것이라고 믿으나, 결코 그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최근 정부의 강력한 단속에도 계속 터져 나오는 불법리베이트 사건이 그것을 방증한다.

미국은 자국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모든 제약사, 의료기기회사, 바이오 회사 및 구매대행 회사들이 경제적 이익을 의사나 의료교육 병원에 제공할 경우 이를 대외적으로 공개할 것을 요구하는 선샤인 액트(Sunshine Act)라는 제도를 2014년부터 시행했다.

이 오픈 페이먼트 프로그램(Open Payments Program)은 건 당 10달러 이상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했을 때, 회사들은 의사의 소속과 이름을 포함한 전년도의 상세한 누적 이익 제공금액을 차년도에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전자적 방식으로 제출해야 한다. 이를 위반했을 경우, 누락의 과실여부를 따져 개별 지급 내역당 최소 1000달러에서 최대 1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해야 한다. 여기에 리베이트 행위의 불법성까지 입증된다면 법적 제제도 가능하다.

이 보고된 자료를 기초로 한 미국연방보건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2015년 미국 의사, 병원 등에서 업체로부터 받은 신고된 돈이 8조 6000여억원이라고 하며, 그 가운데 노바티스가 6200여억원으로 최대치로 지출했다고 한다. 또한, 최근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공개된 2013년 자료에 기초) 식사 접대를 자주 받은 의사의 경우 해당 제약사의 약품 처방률이 최대 3배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외에도 투명성 공개제도(Transparency Disclosure)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나라는 EFPIA 소속 유럽의 각 국가들, 일본, 호주, 콜럼비아, 슬로바키아 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 의료보험제도의 특성상 국민들이 구매하는 각종 의료서비스는 공공재의 성격이 강하다. 또한, 의료행위, Healthcare 산업의 사업행위는 생명윤리를 다루는 것으로 존엄 받아야 하는 것이다. 불법리베이트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국판 선샤인 액트의 시행은 필수조건임이 당연할 것이다.

각 이해관계자들은 실생활에서 하는 의사결정, 즉, 의사는 처방 및 의료기기를 선택하고 제약회사 영업사원들은 성공적 영업을 목표로 담당 의사에게 물질적 이득을 주는 선택을 하는, 윤리적 의사결정을 매순간 접한다. 정부가 이러한 이해상충을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이해의 가장 큰 당사자인 국민에게 공개하는 것이고, 국민들의 평가를 받는 것이다.

주*: 칼럼 등장 인물은 최근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등장인물 명을 차용하여 재구성 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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