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S] 바이로메드 창업자가 설명한 대규모 유상증자 배경

입력 2016-07-27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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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영 교수, 기업설명회서 비전 소개.."임상시험 차질없이 진행하면서 기술수출 협의"

▲27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바이로메드 기업설명회에서 김선영 교수와 김용수 대표가 회사 비전을 소개하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바이로메드 기업설명회에서 김선영 교수와 김용수 대표가 회사 비전을 소개하고 있다.

“지금은 유상증자가 필요한 시기라고 판단했다. 임상시험 속도를 늦추거나 중단돼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빅파마들과의) 협상력을 강화해야할 시기가 온 것 같다.”

바이로메드의 창업자 김선영 연구개발 총괄 교수가 털어놓은 대규모 유상증자의 배경이다. 바이로메드는 지난 21일 1827억원 규모의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일부 주주들은 “당분간 유상증자는 없다고 공표했으면서 갑작스럽게 증자를 결정한 배경이 무엇이냐”며 불만을 쏟아내는 상황이다. 2조원을 훌쩍 넘었던 시가총액은 1조7883억원(27일 종가 기준)으로 줄었다.

바이로메드는 지난 26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기업설명회를 열어 현재 개발 중인 유전자치료제 VM202의 비전을 소개했다. 이날 김 교수는 직접 단상에 올라 1시간 넘게 마이크를 들고 설명회에 참석한 300여명의 주주들에게 신약 개발 현황과 비전을 설명했다.

바이로메드는 유전자치료제 VM202에 대해 당뇨병성 신경병증 용도로 미국 임상3상시험을 진행 중이고 허혈성 당뇨병 족부궤양 치료제 목적으로 미국 임상3상시험을 앞두고 있다. 허혈성 당뇨병성 족부궤양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미국 임상2상 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김 교수는 “미국에서 진행 중인 VM202의 임상시험 3건이 시간과 자금 압박 없이 좋은 결과가 나올때까지 안정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이번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바이로메드는 2020년까지 증자금액의 90% 이상을 VM202의 3건(당뇨성 족부궤양증, 신경병증, 루게릭병)의 임상시험에 투입할 예정이다.

주주들의 불만에도 불구하고 전격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배경은 자금이 급해서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유상증자를 무조건 악재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지난 10개월 동안 가능하면 유상증자를 하지 않으려고 많은 노력을 했다”면서 “하지만 미국에서 진행하는 임상3상시험을 감속하거나 중단돼서는 안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보유한 자금으로 미국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하기엔 충분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바이로메드의 지난 1분기 기준 현금성자산은 149억원에 불과하다. 만약 임상시험이 조금이라도 차질이 빚어질 경우 글로벌제약사와 기술 수출 협상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절박함도 드러냈다.

김 교수는 “빅파마들과의 기술이전 라이선싱에 대한 협상력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시간에 쫓기지 말아야하는데 압박을 받으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임상결과 데이터를 분석하고 사내 의견을 수렴하면서 기술이전에 대한 협상 시간을 충분히 가질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교수는 자신이 행사할 수 있는 유상증자의 20%만 참여하겠다며 주주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김선영 교수(11.37%)와 2대주주 김용수 대표(3.05%)는 지난 3월 바이로메드가 최대주주를 대상으로 진행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총 150억원을 투입한 바 있다.

김 교수와 김 대표가 이번 유상증자에서 20%만 참여할 경우 올해 들어 지난 3자배정 유상증자를 포함해 총 217억원(김 교수 176억원, 김 대표 41억원)을 투자한 셈이 된다. 김 교수는 "돈 있으면 다 들어가고 싶은데 여유가 없어서 못 들어간다"고 토로했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자가 모두 유상증자에 20%만 참여하면 최대주주 등의 지분율은 15.19%에서 13.93%로 떨어지게 된다.

김 교수는 “사실 해외 괜찮은 기관에서 500억~1000억원 규모의 얘기가 오간 적도 있지만 대외적인 금융환경이 좋지 않아 불발됐다”면서도 “현재 주주의 이익을 우선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번 유상증자를 3자배정이 아닌 주주배정으로 결정한 배경을 설명했다. 김 교수는 “지금까지 기다려주신 분들을 생각했다. 유상증자 참여 가격이 (현재 주가의) 20% 정도 할인된다. 이후 실권주는 충분히 정리할 수 있다”고 주주들을 달랬다.

바이로메드가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VM202의 상업적 성공에 대한 확신 때문이다.

김 교수는 "VM202는 이미 미국에서 안전성을 인정받았기 때문에 사실상 전임상 연구를 건너뛰고 임상 1상에 바로 진입할 수 있는 특권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고 자평했다. 미국에서 임상을 성공하거나 시판 허가를 받아야 다른 나라에서의 임상 준비 과정이 단축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미국과 유럽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하겠다는 설명이다.

글로벌제약사에 기술 수출하지 않고 직접 미국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이유는 아직 만족할만한 협상 조건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바이로메드는 VM202를 활용한 모든 치료제를 한꺼번에 글로벌제약사로 기술 수출하려고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는 “지난해 10월부터 본격적으로 라이선싱에 뛰어들었는데 빅파마들은 모든 질환에 한꺼번에 관심 있는 것이 아니라는 교훈을 얻었다”고 했다. VM202는 총 3가지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데 바이로메드와 협상을 진행한 글로벌제약사들은 모든 과제가 아닌 일부 용도에만 관심을 보였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조건만 맞으면 기술이전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있다는 게 김 교수의 시각이다. 그는 “현재 빅파마들로부터 데이터를 검토받고 있는 단계다. 아직 가격협상단계는 아니다”면서도 “시기적으로 협상이 지연되는 것은 아니다”고 기술 수출을 낙관했다.

무엇보다 김 교수는 VM202의 상업적 성공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우리가 항상 한미약품과 비교되는데 한미약품의 기술수출 제품 중 일부는 이미 알려져있는 소재다"면서 "당뇨병성신경병증 유전자치료제는 우리가 퍼스트 무버(First Mover)다. 지금 2상을 성공적으로 끝낸 업체는 우리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만약 만족할만한 기술이전 협상 결과가 도출되지 않으면 미국에서 시판허가를 받은 이후 글로벌기업에 판권을 넘기는 시나리오도 구상 중이다. 바이로메드 측은 이번 유상증자로 확보된 자금으로 충분히 임상3상시험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이다.

김 교수는 “임상시험 종료 후 2021년까지 시판허가를 받으면 VM202의 타깃 질환에 따라 조건에 맞는 대형제약사와 기술이전 협상을 추진할 수 있다”면서 “외부 컨설팅 결과 VM202의 가치는 12조5000억원에서 22조5000억원에 달한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소개했다.

◇VM202가 대체 뭐길래?

VM202가 주목받는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플라스미드 전달방식을 이용하는 최초의 비바이러스성 유전자 치료제다. 특정 단백질을 대량생산하기 위한 pCK플라스미드를 개발해 바이러스를 쓰지 않고도 유전자 발현의 효율성을 극대화 시켰다.

둘째 허혈성질환에 적용되는 최초의 근육주사제다. 플라스미드를 통해서 HGF라는 간세포 성장인자가 근육 세포 내로 전달되고 혈관합성이 가능한 단백질을 만들도록 유도한다. 셋째 생성된 혈관합성 단백질이 차단된 혈관 주변에 새혈관을 합성시키고 손상된 혈관을 회복시키는 의약품으로서 허혈성 질환의 근본적 치료가 가능하다.

당뇨병성 족부궤양의 경우 외형제제 약물이나 외과적 처치가 전부였지만 근육주사제를 통해 혈관재생이 일어난다. VM202는 신경세포의 손상과 파괴로 근육이 위축되는 희귀성 질환인 루게릭병에도 적용이 가능하며 진통제(리리카)만 처방받아온 당뇨병성 신경증 환자에게도 근본적 치료 대안을 제시한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혈관차단으로 주변 신경다발이 손상돼 통증을 느끼는 질환이다.

VM202는 현재 미국에서 당뇨병성족부궤양증과 당뇨병성 신경병증에 대한 임상 3상을 진행중이며 루게릭병에 대한 2/3상을 진행 중이다.

김선영 교수는 "2020년까지 VM 202의 당뇨병성 신경증 치료제에 대한 품목 허가(BLA)를 마치고 2021년에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밖에도 다발성 경화증, 척수손상, 건병증, 신경성 진행성 근위축증 등으로 VM202의 적응증을 확대해 비임상 단계에서 미국 임상1상까지 추진할 예정이다. 바이로메드 측은 타겟질환별로 약가를 사전 책정해본 결과 당뇨성 신경병증 치료제는 1명당 32mg 투여할 경우 연간 약값은 2400만원 가량으로 책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바이로메드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진행될 차세대 혁신의약 개발 계획을 공개했다. 김 교수는 “2025년까지는 허혈성 신경질환과 신경성 근육질환에 대한 차세대 DNA치료제에 대한 미국 임상3상 진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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