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깎았다 하면 1조 원”…일본 전자 자존심 샤프 꿰찬 궈타이밍 혼하이 회장의 승부 근성

입력 2016-03-30 21:05 수정 2016-03-31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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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혼하이정밀공업이 일본 전자산업의 자존심인 104년 전통의 샤프 인수를 한 달 넘게 끌며 1000억 엔(약 1조224억원)을 깎았다. 이에 궈타이밍 혼하이 회장의 승부 근성이 주목받고 있다.

샤프는 30일 기자회견을 통해 당초 예정액(4890억 엔)보다 약 1000억 엔 줄인 혼하이의 인수 제안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샤프에 따르면 새로운 인수 조건은 혼하이는 당초 예정보다 1000억 엔 적은 3888억 엔으로 샤프 주식 66% 이상을 취득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또한 샤프 측의 원인으로 거래가 성립되지 않은 경우 혼하이는 3 개월간 샤프의 디스플레이 사업을 살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는 내용도 새롭게 추가됐다.

혼하이에만 유리한 조건이 새롭게 추가됐음에도 합의하지 않을 수 없을 만큼 다급한 샤프의 처지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샤프 입장에서 다소 불평등한 계약을 이끌어낸 장본인은 궈타이밍 혼하이 회장. 180cm 장신에 날카로운 눈빛의 소유자인 궈 회장은 늘 성장에 목말라 있는 경영인으로 정평이 나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특히 그는 ‘속전속결’ ‘원 맨 경영’으로 협상에 있어선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미국 애플 등 우량 고객을 잇따라 확보하며 100만 명이 넘는 직원을 거느린 혼하이 제국을 건설한 비결이다.

대만 타이베이 현에서 태어난 그는 2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혼하이를 설립, 흑백 TV 부품을 생산했다. 1990년대 말에는 전자기기 수탁 제조 서비스(EMS) 사업에 뛰어들어 업계 최고에 등극했다.

그는 평소 스피드 경영을 강조한다. 혼하이가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도 스피드 경영에 있다는 것이다.

상명하달식 경영을 고수하며, 하루 16시간씩 일하는 일벌레이기도 하다. 개인용 제트기로 전세계를 날아 다니며 직접 발로 뛴다. 애플의 스마트폰인 ‘아이폰’ 수주를 획득한 것도 금형기술을 활용한 대량 생산으로 초단기간 납기가 가능한 업체가 혼하이 뿐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협상 기술도 탁월하다. 창업 초기 궈 회장은 1류 고객과 손 잡기 위해 싸구려 모텔에 투숙하며 미국 35개 주를 직접 자동차를 몰고 다녔다. 1995년 델의 창업주 마이클 델을 중국 선전 공장으로 직접 초청해 공장을 안내해 위탁 생산 계약을 따낸 건 업계에선 두고두고 회자된다. 이때만 해도 델은 세계 PC업계의 5위권에도 진입하지 못했었다. 그 후 양사는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어 윈윈했다.

궈 회장은 기억력도 남다르다고 한다. 오래전에 나눈 대화 등을 잘 기억해내 상대를 기쁘게 만들어 자신에게 호감을 갖게 하는 마력의 소유자다.

다만 혼하이가 애플의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인 만큼 일거수 일투족이 조심스럽다. 2010년 중국 광둥성 선전 공장에서 직원들이 잇따라 자살하자 ‘노동력 착취’ 라는 비판을 받았다.

차림새나 음식은 검소한 걸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식을 좋아해 가족 동반 일본 여행을 종종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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