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유경준 통계청장 “지자체장 성과 평가할 수 있도록…부실한 지역 통계 강화하겠다”

입력 2016-02-04 13:28 수정 2016-02-04 15:07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시군구 지역내총생산 가장 최근 수치가 2012년…서울경기 제외 인식 부족…전문인력 거의 없어행자부와 TF 구성 이달부터 지자체 인력 파견

“지방자치가 시행된 지 20년이 넘었지만 지역통계 생산이 굉장히 부실합니다. 지자체장의 성과는 무엇으로 평가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듭니다.”

유경준(55) 통계청장은 최근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지역 단위 통계 서비스를 대폭 강화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경제 상황을 진단하고 시의적절한 정책을 만들기 위해서는 정확한 통계가 필수다. 통계가 없으면 잘못된 진단과 정책으로 이어져 세금만 축낼 수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의 올해 업무보고가 지역 통계 개발과 인프라 강화에 방점이 찍힌 데는 유 청장의 이런 문제 인식이 작용했다.

유 청장은 “한국은행의 GDP(국내총생산) 통계는 잠정치, 속보치가 바로 나오지만, 시도 GRDP(지역내총생산)는 1년의 시차를 두고 발표되고, 시군구 GRDP는 2012년 수치가 가장 최근 것으로 3년 이상 차이가 난다”고 지적했다.

지역 통계가 부실한 데는 서울과 경기를 제외하고는 인식 부족으로 통계 전문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통계청은 이달부터 행정자치부와 지역 통계발전 TF를 구성하고, 지자체 통계 역량을 높이기 위해 통계청의 전문 인력을 지자체에 파견 또는 인사교류를 추진하기로 했다.

유 청장은 “GRDP 통계도 생산과 분배 측면을 모두 봐야 그 지역의 상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며 “생산 계정의 경우 작성 기간을 기존 8개월에서 3개월로 단축해 시의성을 높이고, 분배계정 추계 프로그램을 개발해 보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통계청과 다른 정부부처가 각각 통계를 생산함으로써 전체와 부분의 합이 일치하지 않는 등 오차가 생긴다는 지적과 관련해 “통계의 일치성을 높이기 위해 합리적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취임 9개월째를 맞는 유 청장은 통계청 조직개편, 인구주택 총조사 실시 등 조사현장 방문, 국정감사와 업무보고 준비 등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냈다.

그는 “5년 만에 실시하는 인구주택 총조사가 등록 센서스로 전환됨에 따라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국민들의 적극적 참여로 성공 리에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인구주택 총조사는 1925년 첫 조사 이래 90년 만에 행정자료를 활용한 등록 센서스 방식으로 조사가 진행돼 1455억원의 국가예산을 절감했다.

하지만 개인정보 보호 등으로 무조건 응답 거부를 하는 불응률이 높아지고 있는 점은 고민거리다.

유 청장은 “국민의 응답이 국가 정책 설계와 사회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점을 끊임없이 설득할 수 있도록 설득 전문가도 양성하고 있다. 각 부처가 갖고 있는 양질의 행정자료를 이용해 다양하게 보완하는 방식으로 응답률을 높여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청장은 올해 국민 체감도를 높이고 국민 생활과 밀접한 통계를 개발하는 데 역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그가 첫 번째로 꼽은 것은 자영업자 통계다. 영세 자영업자의 창업과 폐업이라는 악순환을 막고 자영업자 정책 수립 지원을 위해 올해 12월 자영업 통계를 시작했다.

“사업체 중심으로 조사를 하다 보니 (자영업 통계에) 미진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자영업자 정의부터 다시 정해 사업장 없이 가정에서 온라인으로 물품 거래를 하는 사업자까지 포괄해 정책 대상범위를 확대할 것입니다.”

통계청은 올해 기존 오프라인 시장 중심의 소비자물가지수를 보완할 수 있는 ‘온라인 물가지수’를 만들어 발표하고, 국민이전계정(NTA)이라는 새로운 통계도 도입한다. 저출산ㆍ고령화 사회에서 NTA를 통해 재정 부담의 세대 간 재배분 정도를 파악해 볼 수 있다.

유 청장은 특히 사회복지 통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가계금융복지조사를 내실화해 소득과 소비, 자산과 부채 통계를 현실에 맞게 보완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가계금융복지조사가 보완되면 미시적으로 가계 부채가 얼마나 문제가 되는지 파악할 수 있고, 세대 간 계층 이동실태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의 소득통계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서 행정자료 보유 기관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동 전문가’인 유 청장은 올해 취업자와 실업자 외에도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노동시장으로 유인 가능한 집단에 대한 부가조사를 개발할 예정이다.

아울러 효과적 이민정책 수립을 지원할 수 있도록 이민자 고용ㆍ체류 실태 통계도 내년에 제공한다.

통계청은 올해 ‘경제총조사’라는 큰 사업을 실시한다. 약 450만 사업체를 대상으로 대한민국 전체 산업의 생산, 고용 등에 대한 구조를 파악하는 사업이다.

유 청장은 “경제총조사는 경제 부문의 읍면동 등 소지역 단위까지 제공되는 유일한 조사로, 국가 정책뿐만 아니라 기업 경영 계획, 개인 창업 등에 널리 활용되므로 사업체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어야 한다”고 당부의 말을 덧붙였다.

대담 = 김덕헌 정치경제부장

정리 = 박엘리 기자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범죄도시4’ 이번에도 싹 쓸어버릴까?…범죄도시 역대 시리즈 정리 [인포그래픽]
  • 직장 상사·후배와의 점심, 누가 계산 해야 할까? [그래픽뉴스]
  • 동네 빵집의 기적?…"성심당은 사랑입니다" [이슈크래커]
  • 망고빙수=10만 원…호텔 망빙 가격 또 올랐다
  • ‘눈물의 여왕’ 속 등장한 세포치료제, 고형암 환자 치료에도 희망될까
  • “임영웅 콘서트 VIP 연석 잡은 썰 푼다” 효녀 박보영의 생생 후기
  • 꽁냥이 챌린지 열풍…“꽁꽁 얼어붙은 한강 위로 고양이가 걸어다닙니다”
  • 올림픽 목표 금메달 10개→7개 →5개…뚝뚝 떨어지는 이유는 [이슈크래커]
  • 오늘의 상승종목

  • 04.19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4,650,000
    • +4.2%
    • 이더리움
    • 4,530,000
    • +2.3%
    • 비트코인 캐시
    • 708,500
    • -0.28%
    • 리플
    • 728
    • +0.97%
    • 솔라나
    • 210,200
    • +8.63%
    • 에이다
    • 678
    • +3.35%
    • 이오스
    • 1,137
    • +6.16%
    • 트론
    • 159
    • -1.85%
    • 스텔라루멘
    • 165
    • +3.13%
    • 비트코인에스브이
    • 97,850
    • +1.56%
    • 체인링크
    • 20,240
    • +3.95%
    • 샌드박스
    • 653
    • +3.65%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