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팔라ㆍ에스파스 수입 늘리는 한국지엠ㆍ르노삼성… "당장 좋지만 양날의 검"

입력 2015-09-03 08:57 수정 2015-09-03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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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늘리면서 R&D 금액 급감, 산업경쟁력 훼손 우려 목소리 높아

“국내 제조사가 차량 수입을 늘리면 당장 판매는 늘겠지만 결국 장기 경쟁력을 훼손하는 ‘양날의 검’이 될 것이다.”

최근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차량의 수입 판매를 늘리는 것을 두고 업계 고위 관계자는 이 같이 진단했다. 제조업은 연구개발(R&D)이 장기 성장의 밑거름이란 것이 그의 분석이다. 이 관계자는 “R&D 비용이 줄면 경영전략도 주체적으로 짤 수 없다”고 말했다.

◇연구비 최대 30% 가량 급감= 본지가 국내 완성차업체의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수입 판매를 늘리는 업체들의 연간 연구비는 지난 6년 동안 최대 30% 가량 줄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2008년 1976억원을 연구비로 썼다. 이 회사의 지난해 연구비는 1437억원으로 27.3% 줄었다. 르노삼성의 연구비는 2012년 1400억원 초반대로 낮아진 뒤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임팔라 수입 판매를 개시한 한국지엠의 연구비도 2008년 6733억원에서 2014년 5941억원으로 11.8%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현대차의 연구비는 1조1766억원에서 2조1289억원으로 80.9% 늘었다. 국내 연구를 중심으로 차량을 개발하는 업체와 그렇지 않은 업체의 연구비 추이가 극명하게 대조된다.

◇유로6 대응에서도 연구 부제 드러나= 이달 1일부터 시행된 유로6 대응에서도 업체의 대응 방안은 갈린다. 쌍용자동차는 업계 최초로 전 차종의 유로6 전환을 완료했다. 현대기아차는 이미 개발은 완료했지만 판매전략 차원에서 일부 차종의 출시를 늦추고 있다.

반면 르노삼성은 유로6가 시행되면서 자사가 생산하고 있던 모든 디젤 차량을 단종했다. QM5 디젤과 SM5 디젤의 재고는 오는 11월까지만 국내에서 판매할 수 있다. 이후 이들 차량이 내년 르노의 신차종으로 대체되기까지 판매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QM3도 유로6 물량을 수입해오면 가격이 500만원 가량 올라갈 것”이라며 “결국 자체 연구가 없어 판매에 타격을 받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수입 판매 지속 증가, 산업경쟁력 훼손= 업계 일각에서는 박동훈 르노삼성 부사장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수입차업체 출신인 박 부사장은 QM3를 처음 들여왔다. 그는 르노삼성의 수입 차종 다변화와 영업체계 개편을 주도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의 요구와 모회사의 차량 밀어내기 전략이 맞아떨어지면서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의 수입 판매는 앞으로도 늘어날 전망이다. 르노삼성의 QM3와 한국지엠의 임팔라가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면서 추가 수입도 이미 가시화됐다. 그러나 이 같은 추세라면 이들 회사의 연구비는 지속적으로 줄어들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또 수입 판매되는 물량이 국내에서 부진할 경우에는 한국업체의 중요성은 급격히 쇠퇴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한국시장은 판매도 신통치 않다는 신호로 모회사가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의 투자 감소에도 다수의 협력업체가 생존할 수 있었던 것은 현대기아차가 성장했기 때문”이라며 “산업 생태계를 위해서는 업체들이 수입에 의존하지 않은 연구 기반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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