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디폴트] 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니다...진짜 게임은 앞으로 3주

입력 2015-07-01 14:31 수정 2015-07-01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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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니다?

그리스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기한인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한 15억8000만 유로를 상환하지 못해 결국 국가부도를 선언했지만 이걸로 끝이 아니다.

그리스 구제금융을 둘러싼 진짜 게임의 끝은 유럽중앙은행(ECB) 국채 상환 기한인 오는 20일(현지시간)이 될 전망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지난 2월 그리스와 채권단은 2월 말로 종료예정이던 구제금융 프로그램 기한을 6월 말로 4개월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그리스는 당시 IMF와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 트로이카로부터 개혁안을 잘 이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양측은 지난 5개월간 그리스의 구제금융의 전제 조건인 경제개혁안을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해오다가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앞서 지난달 4일 그리스는 6월 내에 네 차례에 걸쳐 만기가 돌아오는 IMF 부채를 같은달 30일에 일괄 상환하기로 한 바 있다. 5일 3억 유로, 12일 3억5000만 유로, 16일 5억8000만 유로, 19일 3억5000만 유로 등 총 15억8000만 유로의 채무를 한꺼번에 갚기로 했던 것. 하지만 그리스는 시한에 임박한 시점에서야 채권단에게 단기 연장을 신청했고, 이것이 거부되자 디폴트 상황을 맞았다.

그러나 이것이 끝이 아니다. 그리스의 IMF에 대한 채무 상환 일정은 7월에 4억7000만 유로, 8월에 1억8000만 유로가 남았다. 또한 유럽중앙은행(ECB)이 보유한 그리스 국채 상환액도 7월에 35억 유로, 8월에 32억 유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그리스가 IMF에 대해 채무를 이행하지 못함으로써 ECB가 그리스 은행에 대한 자금융통을 중단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스 시중은행은 지난 수개월간 ECB의 긴급 대출에 의존해왔다. 현금이 바닥나고 당장 매각할 자산도 없는 상황이어서 예금자가 현금 인출을 요구하면 ECB로부터 자금을 빌려 예금자에 현금을 지급해왔던 것이다.

WSJ에 따르면 그리스 시민은 올초부터 5월까지 350억 유로를 인출했다. 그리스 이외의 은행들은 추가로 300억 유로 가까이 대출을 인출했다. 그리스 시중은행에 남아있는 현금은 20억 유로에 못 미친다.

현재 ECB는 긴급 유동성 지원(ELA) 한도를 890억 유로로 설정해놨으나 이를 더 높인다는 보장이 없다. 그리스 정부가 영업중단이라는 선택을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자금 고갈 시간을 조금이라도 끌어보고자 한 것.

그리스에 대한 자금 지원은 지금으로선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다. 기존 채무도 이행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추가로 대출을 해줘봤자 못 받아낼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리스 시중은행은 더 이상 제공할 담보도 녹록지 않다. 현재 내놓을 수 있는 것이라고는 4000억 유로의 총자산 중 138억 유로 정도의 그리스 국채다. 그러나 이 국채도 휴지조각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WSJ는 ECB가 적어도 5일 예정된 구제금융안 수용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까지는 추이를 관망한 후 20일 경에 ELA 유지 및 한도 상향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했다. 20일은 ECB가 보유하고 있는 그리스 국채 35억 유로가 만기를 맞는다. 그리스가 이를 갚아야 ECB는 ELA를 유지한다는 것.

그리스 시중은행은 ELA 대출 만기가 돌아오면 바로 파산이다. 그동안 제공한 담보는 전부 몰수된다.

이는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그렉시트가 현실화할 것임을 의미한다. WSJ는 그렉시트가 이르면 21일에 현실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ELA로부터 자금줄이 끊겨 그리스 시중은행이 파산하고 중앙은행의 지원이 전혀 없으면 그리스 정부는 금융 시스템을 다시 가동, 상환을 위해 새로운 통화를 발행할 것이다. 옛 통화인 드라크마를 다시 도입한다는 것이다.

그렉시트를 막을 방도는 있지만 그러기엔 시간이 너무 짧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는 5일 국민투표에서 채권단의 구제금융안 수용에 찬성하는 결과가 나오면 퇴진을 시사했다. 치프라스가 물러나 그리스가 새 정부를 결성해 구제금융에 서명하고 법안을 통과시켜 채권단으로부터 자금을 확보하면 20일에 ECB 채무를 이행할 수 있다.

그러나 반대의 결과가 나오면 치프라스는 국민의 지지를 등에 업고 채권단과의 협상 테이블에서 다시 도박을 시도, 상황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다.

이것보다 더 나은 시나리오는 ECB가 그리스의 디폴트를 막기 위해 유예 기간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IMF가 공적 채권자로 일반 투자자가 아니기 때문에 그리스의 디폴트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ECB는 이 점을 빌미로 들어 그리스에 마지막 관용을 베풀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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