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의 현주소] 핀테크 활성화 열쇠… 비트코인 다시 꿈틀

입력 2015-02-25 11: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가격 폭락·해킹… ‘거품 주의보’ vs 미래화폐 넘어 새로운 산업으로

1년 전 국내 금융시장에는 듣도 보도 못했던 가상화폐라는 생소한 단어가 등장했다. 차세대 화폐로 평가받으며 광풍을 몰고왔던 비트코인이다. 비트코인은 등장 초기에는 투기적인 열풍과 함께 전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현재는 거품이냐, 혁신이냐를 두고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한국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 가격은 1년 만에 거의 3분의 1 토막이 났다. 이를 방증하듯 지난해 2월 비트코인을 현실의 화폐로 환전해 주는 일본 환전소 마운트곡스가 해킹을 당해 큰 피해를 보고 폐쇄된 사건이 발생했다. 해킹, 도박 등 갖가지 악재가 겹치면서 비트코인이 신기루에 불과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처럼 가상화폐로 반짝 관심을 받다가 보안 사고가 잇따르면서 순식간에 사그라졌던 비트코인이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다. 금융과 IT가 결합된 이른바 핀테크가 금융권 이슈에 떠오르자 비트코인이 핀테크산업 활성화의 핵심 요건으로 지목되기 시작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비트코인의 진화와 핀테크산업의 활성화 보고서에서 “앞으로 디지털 화폐의 혁신이 촉진되면서 다국적기업과 금융기관들이 비트코인의 핵심 기술을 자신들의 결제시스템이나 데이터시스템에 끌어들여 핀테크산업 활성화에 적극 이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비트코인이 단순히 가상화폐로서가 아닌 다양한 산업과의 연관성이 부각되면서 비트코인 시장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연초 공공 경제학자로 유명한 노구치 일본 히토쓰바시대 명예교수는 “비트코인의 원리가 더 사용하기 쉽고 안전한 디지털 화폐와 관련 서비스의 탄생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특히 돈에 대한 사람들의 관념과 관습을 바꿔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트코인의 가능성이 아직까지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노구치 교수가 말하는 비트코인의 핵심은 ‘관리 주체가 없는 송금이 가능해졌다’는 점이다.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을 시작으로 핀테크 산업을 육성할 것이라는 정책과 상당 부분 일치한다. 다시 말하면 은행, 카드사, 전자결제업체 등 기존 금융시스템의 거래에는 반드시 수수료가 발생하는 반면 비트코인은 국가간 거래 장벽이나 별도의 관리가 필요 없고 거래비용이 크게 절감되는 네트워크 화폐라는 점이다. 특히 최근 금융권에서 각광 받고 있는 온라인 소액 결제 서비스가 비트코인과 잘 맞아떨어진다. 지난해 11월 CJ의 영화 스트리밍 서비스 ‘빙고’가 결제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인정한 바 있다.

비트코인의 부활의 날갯짓은 연초 미국에서부터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25일 코인베이스는 미국 24개 주에서 인가를 받은 공인 비트코인 거래소 ‘코인베이스익스체이지’를 개장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코인베이스익스체인지의 개장이 지금까지 중앙정부의 인정을 받지 못하고 주로 해외 가상거래소에서 거래되고 있는 비트코인에 합법성을 부여받았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비트코인이 국내에서도 충분히 지급결제수단으로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현재 코인베이스익스체인지의 비트코인 거래 점유율은 전 세계에서 1% 미만이며 거래지역은 미국으로 한정돼 있지만 향후 거래 범위를 전 세계로 확장한다는 목표다.

그러나 명(明)이 있으면 암(暗)도 있는 법이다. 비트코인 부활의 기대감만큼 우려도 적지 않다. 비트코인은 소유와 거래의 익명성이 철저히 보장된다는 점에서 자금세탁 등에 악용될 가능성이 높은 것은 물론, 해킹도난 사건에도 위험성이 노출돼 있다.

지난해 세계적 비트코인 지갑서비스 블록체인 인포의 도난 사건에 이어 지난 1월에는 디지털화폐인 비트코인이 대교모로 해킹 당한 사건이 벌어졌다. 슬로베니아에 본사를 둔 비트스탬프는 지난 1월 4일 “비트코인을 저장한 가상 지갑을 해킹당해 1만9000 비트코인을 도둑 맞았다”면서 해킹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거래를 일시 중단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비트코인은 검증된 기업가들이 만들고 있고, 좀 더 믿을 수 있는 투자자들이 투자를 하면서 보안에 대한 인지도가 많이 높아지고 있다”며 “은행이 IT 세상으로 들어오는 핀테크 시대에, 반짝 인기에 그칠 줄 알았던 비트코인이 부활을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또 담배…근무 중 자리 비움 몇 분까지 이해 가능한가요 [데이터클립]
  • 일본은행, 엔저에도 금리 동결…엔ㆍ달러 156엔 돌파
  • 2024 호텔 망고빙수 가격 총 정리 [그래픽 스토리]
  • 민희진 "하이브, 사람 이렇게 담그는구나…날 살린 건 뉴진스"
  • 연이은 악수에 '와르르' 무너진 황선홍호…정몽규 4선 연임 '빨간불'
  • [컬처콕] "뉴진스 아류" 저격 받은 아일릿, 낯 뜨거운 실력에도 차트 뚫은 이유
  • 하이브, '집안 싸움'에 주가 5% 급락…시총 4000억원 추가 증발
  • "KB금융, 홍콩 ELS 보상 비용 8630억…비용 제외 시 호실적"
  • 오늘의 상승종목

  • 04.26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1,863,000
    • -1.85%
    • 이더리움
    • 4,518,000
    • -1.38%
    • 비트코인 캐시
    • 701,500
    • +0.79%
    • 리플
    • 760
    • -0.65%
    • 솔라나
    • 204,700
    • -3.94%
    • 에이다
    • 670
    • -2.47%
    • 이오스
    • 1,210
    • -1.94%
    • 트론
    • 173
    • +1.76%
    • 스텔라루멘
    • 166
    • +0%
    • 비트코인에스브이
    • 95,350
    • -2.21%
    • 체인링크
    • 21,100
    • -0.94%
    • 샌드박스
    • 662
    • -2.36%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