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중앙은행, 금융정책 패러다임에 변화...한국도 금리인하 압력 '환율전쟁 동참 가능성'

입력 2015-01-29 17:33 수정 2015-02-03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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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 블룸버그

세계 중앙은행들의 금융정책의 패러다임이 바뀌며 환율전쟁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달러화 강세와 디플레이션 리스크에 대응하느라 각국 중앙은행이 금융완화 쪽으로 통화 정책을 선회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인도에서부터 중국에 이르기까지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미국 경제가 회복되면서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의 금리인상 임박설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 달러화 강세는 다른 나라에 대해 금리인하를 부추기는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는 자국 통화 가치를 떨어뜨려 수출을 촉진한다는 점에서 유리하다. 또한 수입 원자재 가격을 올려 디플레이션 완화에 도움이 되고, 침체된 수요를 되살리는 데도 유효하다.

최근 싱가포르는 중앙은행 격인 통화감독청(MAS)은 깜짝 금융완화를 단행했다. 정례회의 이외의 기간에 통화정책을 변경한 것은 2001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유가 하락과 함께 갈수록 격차가 벌어지는 각국의 경제 전망에 신속하게 대처하고자 하는 당국의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중국은 위안화 가치가 7개월 만의 최저가를 기록했다. 중국 당국이 정책을 전환해 위안화 약세를 유도한 영향이다.

말레이시아 역시 저유가 부담에 통화인 링깃의 가치가 지난 6개월 동안 14%나 하락했다.

엔화는 일본은행이 지난해 10월 추가 완화에 나서면서 8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 일본의 주요 무역상대국인 한국과의 긴장이 높아졌다.

이같은 각국 중앙은행의 움직임에 대해 미국 채권펀드인 퍼시픽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모하메드 엘 에리언 전 최고경영자(CEO)는 "이들 국가의 정책 대응은 포괄적으로 부르기에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환율에 연동하는 금융정책이 조정이라는 부담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것이 자국 이외의 국가와 기업에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의 애널리스트들은 "MSCI 선진국지수 회원국 중 지난 6 개월 동안 금리를 인하한 국가는 3분의 1이 넘는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국 중앙은행은 디플레이션 위험을 과소 평가하고 있으며, 현재 인플레이션율이 1%를 밑도는 선진국의 비율은 75%가 넘는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다른 대부분의 나라 간 금융정책의 차이에 따라, 주요 통화는 달러화 가치가 오르기 시작한 지난해 7월 이후 15% 하락했다.

골드만삭스 등 주요 외환거래 은행들은 달러화가 한층 더 상승의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투자 회사인 SLJ매크로 마트너스의 스티븐 젠 ​​공동창업자는 "수년 간 계속될 달러화 강세의 시작"이라고 분석했다.

유럽 중앙은행들도 환율전쟁에 불씨를 당기고 있다. 달러화 대비 유로화 가치는 연초 대비 6.2% 하락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로존의 경기 부양을 위해 양적완화를 단행하면서 유로화 약세를 부추겼다.

스위스중앙은행(SNB)은 지난 15일 유로화 약세로 인해 수년간 고수해온 유로화에 대한 스위스프랑의 환율 상한을 폐지했다. 이후 스위스프랑은 급등했다.

덴마크 중앙은행은 통화인 크로네의 유로팩을 유지하기 위해 1주일간 두 차례의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도이체방크의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금융정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며 "중앙은행들의 정책 대응이 세계 환율 시장을 좌우하는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뱅크오브뉴욕멜론의 사이먼 데릭 시장 전략 팀장은 "다음은 터키와 브라질이 유로 약세와 달러 강세에 ​​대한 움직임에 나설 것"이라며 "이달 중순 깜짝 금리인하를 단행한 인도 중앙은행이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WSJ는 현재 한국과 태국 중앙은행도 금리인하 압력에 노출돼 있다며 가계부채 확대와 경제 성장의 둔화에 대처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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