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금융인 릴레이 인터뷰]김성미 IBK기업은행 부행장 “33년 내내 1등 욕심… ‘은행원답지 않음’이 무기”

입력 2015-01-28 10:53 수정 2015-06-12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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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여성 공단 지점장 ‘반월’서 6개월 만에 ‘실적 1등’ 일궈내… 低성장低금리 시대 개인고객 잡아야

기업은행 김성미 개인고객본부 부행장은 지난 1982년 입행한 이후 유니폼을 입던 시절을 제외하고 단 하루도 같은 옷을 입지 않을 만큼 패션을 중요하게 여겼다고 한다. 사무실에서 만난 김 부행장은 1cm 정도 두께의 사진집을 보여줬다. 유명 사진작가를 통해 찍은 사진에는 그의 스타일이 스타 화보처럼 담겨 있었다.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사에서 기업은행 김성미 부행장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장세영 기자 photothink@

◇은행원답지 않은 은행원 = 김 부행장은 “자신의 스타일대로 영업을 했어도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은행원 같지 않은 지점장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린시절 본점에 덩치도 큰 여자애가 옷도 이상하게 입고 활개를 치고 다녔다. 멋모르고 그혼자 잘나서 그냥 다닌 것이다”며 “지금 생각해 보면 사람들이‘저 여자 대체 뭐야’라고 말했을 것 같다”고 회상했다. 김 부행장은 “지금도 여전히 패션이 튄다는 말을 듣고 있다”고 했다.

개성파 은행원인 그에게 스타일에 대해 늘 지적하던 이가 있다. 국민은행을 다니던 그의 언니는 은행원으로서 사명감이 투철했다. 김 부행장은 “언니의 경우 누가 봐도 은행원다운 정형화된 옷을 입고 다녔다. 언니는 늘 ‘옷을 그렇게 입고 다니면 어떻게 고객이 믿고 돈을 맡기겠느냐’고 지적했다”고 한다.

그러나 김 부행장은 “은행의 이미지를 훼손치 않는 범위에서 내 스타일을 추구했다”며“은행원답지 않음이 나의 또 다른 장점이 되지 않았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 뜻하지 않은 은행원의 길 = 김 부행장은 은행원이 꿈이 아니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졸업반 때 언니가 기업은행 입사원서를 구해 줘 입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런 그가 33년 동안 은행에서 인정받게 된 바탕엔 자신이 최고여야 한다는 자존심이 있었다. 김 부행장은 “항상 ‘저 정도밖에 못 해’라는 말은 듣고 싶지 않았다”며 “내가 최고여야 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이 자리에까지 왔다”고 말했다.

반월공단 지점장 시절이었다. 공단 지점장을 여성이 맡은 전례가 없던 시절 조준희 전 행장이 그에게 한 번 가서 해 보라고 믿고 맡겼다. 김 부행장은 부임한 지 6개월 만에 실적 1등과 하반기 1등이라는 큰 성과를 거뒀다.

그해 전국영업점장 회의에 참석한 그는 건배사를 하게 됐다. 그는 당시 “10~20년 지나 내가 몸담은 기업은행이 최고의 은행이 아니라 M&A(인수합병)로 없어지거나 별 볼 일 없는 은행이 되면 내 인생에 회한이 많이 남을 것 같다. 최고의 은행이 되기를 위하여!”라고 외쳤다.

김 부행장은 “사람들이 그때 건배사를 매우 잘해 조 전 행장이 본부장을 시켜 준 거 같다고 우스갯소리를 했다”며 웃었다.

◇부행장 1년, 점수는 80점 = 김성미 부행장에게 부행장을 맡은 1년간의 성과에 대해 물었다. 그는 잠시 고민하더니 100점 만점에 80점이라고 했다. 김 부행장은 “자신은 일에 대한 욕심이 상당히 많다”며 지난해 개인고객본부의 주요 성과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실제 거래가 자주 일어나는 유효 고객 수를 늘려 ‘연간 60만명 순증’이라는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고 말했다.

김 부행장은 기업은행이 앞으로 꾸준히 성장해야 할 부분도 개인고객 부분임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기업은행의 한계가 중소기업 상대라는 데 있다”며 “인력·예산·영업방향 등 모든 게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기가 활황일 때는 기업이 많은 이익을 창출하지만 저성장·저금리로 가면 기업에서 이익을 창출하기엔 너무 힘들다”며 “결국 조달이 잘돼야 한다. 조달은 개인고객의 저변이 있어야 한다”고 개인고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기업은행 개인고객 수는 지난해 말 1327만명을 기록해 지난 2011년 이후 3년 2개월 만에 1300만명을 돌파했다.

김성미 부행장이 유효 고객을 위해 전략을 어떻게 갖출 것인가를 고민하다 낸 아이디어가 ‘힘내라 대한민국’ 프로젝트의 통합 마케팅 도입이었다. ‘힘내라 대한민국’은 영·유아, 초·중·고생과 대학생, 사회 초년생, 부모, 중·장년층 등 생애단계별로 다양한 체험 기회를 주는 프로그램이다.

그는 “개인고객은 감성으로 사로잡아야 한다”며 “고객에게 희망과 행복을 주는 새로운 영업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게 유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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