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상엽의 시선]도박사와 베팅업체는 다르다

입력 2015-01-26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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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상엽 온라인뉴스부 차장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이 이제 4경기만을 남기며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역대 두 번의 아시안컵 우승을 차지한 한국은 무려 55년 만에 이 대회 세 번째 우승을 바라보고 있다.

이번 대회 개막 이전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는 개최국 호주와 더불어 디펜딩 챔피언 일본, 한국과의 경기에서 특히 강한 면모를 보이는 이란 그리고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등이었다. 하지만 4강에 오른 팀 중 당초 우승후보는 한국과 호주뿐이다. 이라크와 아랍에미레이트(UAE)는 8강전에서 이란과 일본을 각각 승부차기 끝에 물리치고 한국, 호주와 함께 4강을 형성했다.

한국은 당초 우승을 목표로 대회에 출전했다. 하지만 우승이 결코 쉬울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물론 우승에는 운도 따라야 한다. 그리고 한국은 껄끄러운 일본이나 이란을 직접 상대하지 않은 채 대회 4강에 올랐고 남아있는 우승후보 중 유일한 상대인 호주는 결승에서야 만나는 대진이다.

이쯤에서 항상 언론을 통해 나오는 단골 뉴스가 있다. 우승 배당률이다. 이미 외국 유명 베팅업체들의 배당률을 인용한 기사들이 나온 상태다. 가깝게는 경기 승패, 넓게는 대회 우승팀을 맞히는 것에 이르기까지 많은 베팅조합이 등장했다. 국내에도 실제로 스포츠 베팅을 즐기는 인구는 적지 않다.

그럼에도 아직 베팅업체와 도박사를 언론에서도 혼동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해외 도박사들이 꼽은 우승팀은”, “도박사들, ‘한국과 호주가 결승전에서 맞붙을 것’”, “현지 도박사들, ‘한국승리’ 만장일치” 등과 같은 제목의 기사들이 최근 며칠 사이 쏟아졌다. 주요 스포츠 매체나 통신사들이 뽑은 헤드라인이었다. 하지만 이는 베팅업체와 도박사의 개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베팅업체’ 혹은 ‘북메이커’ 등으로 표현해야 옳다.

도박사라는 단어 자체는 단순히 ‘노름하는 사람’ 혹은 ‘노름꾼’이다. 즉 베팅업체가 내놓은 배당률에 따라 돈을 걸고 결과를 맞히면 배당금을 받고 틀리면 돈을 잃는, 이 같은 사람들이 통칭 도박사인 셈이다. 그러므로 ‘도박사들이 어느 쪽의 승리를 예상했다’거나 ‘도박사 예상은 어느 팀의 승리’라는 표현 자체는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은 물론 ‘도박사들이 배당률을 책정했다’는 표현도 옳지 않다. 배당률을 책정하고 이를 공지하는 것은 도박사가 아닌 베팅업체의 몫이다. 적지 않은 매체가 혼동하는 도박사는 베팅업체 내지는 북메이커인 셈이다.

국내에서는 사설 스포츠 베팅 자체가 불법이다. 공인된 베팅업체를 통해서만 일정 금액 내에서 할 수 있다. 이는 스포츠 베팅이 활성화된 유럽 역시 마찬가지다. 베팅 상한선은 한국보다 높거나 없는 경우도 있지만 철저하게 검증받고 까다로운 세금 규정 등을 모두 지키는 업체만이 등록할 수 있다. 물론 등록된 베팅업체를 통하지 않을 경우는 모두 불법으로 간주된다. 불법 사설도박은 해서도 안되고 방조해서도 안된다. 하지만 적어도 합법인 분야까지 ‘도박사’라는 옳지 않은 표현으로 부정적인 이미지를 줄 필요는 더더욱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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