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 역직구로 살려라]“해외 엄지족 잡아야 산다”…국경없는 e장터 승부수

입력 2014-12-01 10:43 수정 2014-12-01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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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직구로 국내 소비자 이탈 가속…외국어 사이트 개설·대형몰 입점·알리페이 등 간편결제 시스템 도입

국내 유통업체들이 역직구(해외직판) 시장에 승부수를 띄웠다. 한류의 확산으로 그 어느 때보다 국내 제품에 대한 해외 소비자들의 관심은 높다. 더욱이 해외직구 활성화로 국내 소비자들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어 수익에 타격을 받고 있다. 이에 유통업체들은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붙잡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면서도 동시에 해외 소비자들을 흡수하기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시장 잠재력도 무궁무진하다. 국내 유통업체들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시장은 중국이다. 중국전자상거래 연구센터에 따르면, 중국 소비자의 해외직구 금액은 2013년 13조원대였지만 올해 27조원, 2016년 106조원, 2018년 400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픈마켓, 역직구 채비 끝냈다 = 역직구 사업에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곳은 오픈마켓 업체들이다. 중국 내에서 인터넷으로 다른 나라의 물건을 직접 구입하는 ‘하이타오족(중국의 해외직구족)’이 급증하고 있는데다, 한중 FTA 체결로 무관세 혜택까지 적용되면서 중국 소비자들이 국내 온라인 시장의 큰손으로 부상할 것은 확실시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2억명이 이용하는 글로벌 전자상거래 사이트 이베이를 수출 플랫폼으로 삼아 세계 200여개국에 국내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외국인 전용사이트를 개설하고 국가간 거래(CBT) 프로그램과 중소상인 해외판매지원플랫폼(GEP)을 통해 국내 중소 판매업자들이 제품을 해외에 수출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베이코리아 측은 “현재 5000여명의 판매자가 글로벌 셀러로 활동하면서 CBT 매출액은 지난 3년간 연 30% 이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최근에는 국산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져 수출국도 아시아권에서 유럽, 남미, 브릭스(BRICs) 중심의 제3세계로 확대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SK플래닛 11번가는 ‘영문 11번가’와 ‘전 세계 배송관’을 운영하면서 역직구족을 공략하고 있다. 또 국내 판매자가 상품을 아마존, 라쿠텐, 타오바오, 알리바바 등 해외 유명 쇼핑몰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인터파크는 최근 해외 소비자의 언어 지원 및 결제 시스템 문제를 보완하고 역직구를 활성화하기 위한 글로벌 쇼핑사이트를 오픈했다. 해당 사이트의 상품 결제는 비자(VISA), 마스터(MASTER), 제이씨비(JCB)카드를 모두 지원하며 KG이니시스를 통해 페이팔, 알리페이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알리페이·해외 대형몰 입점… ‘해외엄지족 모셔라’ = 종합 온라인몰과 홈쇼핑, 패션·화장품 업계는 오픈마켓이 자체 결제 서비스를 구축한 것과 달리 알리페이 등을 도입하고, 해외 대형쇼핑몰에 입점하면서 해외 엄지족 모시기에 적극 나섰다.

롯데닷컴은 올해 2월부터 미국, 중국, 홍콩, 일본 등 19개국을 대상으로 역직구 서비스를 시작했다. 2000여개 브랜드 70만개 제품을 판매하는 ‘롯데닷컴 글로벌관’은 4월부터 알리페이와 계약을 맺고 중국인들에게 편리한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1년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해외 소비자가 자국 결제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완성했다.

GS샵은 최근 세계 103개국에 상품을 배송하는 ‘세계로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회사는 추후 배송이 가능한 상품 수를 늘리는 한편 내년에는 영문·중문 사이트를 열고 해외 카드결제 시스템도 구축할 계획이다.

CJ오쇼핑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B2C 사이트 ‘텐마오 국제관’에 ‘CJ몰 중문관’을 열었다. 이달 중 텐마오 국제관에 1000여개 상품을 입점시킨 후 취급 상품수를 1만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2004년 문을 연 동방CJ 온라인몰에도 CJ몰 중문관을 연내 열어 중국 역직구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은 올 상반기 중국어판 직구매 사이트를 개설했다. 해외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쿠론, 슈콤마보니, 럭키슈에뜨 등을 비롯해 SERIES, CUSTOMELLOW, QUA 등 6개 브랜드를 판매하고 있다. 또 LF는 최근 온라인몰에 중국어와 영어 지원 시스템을 도입했다. 향후 최적화된 플랫폼과 다양한 서비스를 도입하기 위한 추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제일모직도 역직구 사이트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화장품 업체들은 주로 현지 대형 온라인 쇼핑몰 입점을 통해 역직구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다오바오 쇼핑몰에 입점해 사업을 벌이고 있다. LG생활건강도 이달 초 알리바바 산하 B2C 해외직구몰 티몰 글로벌에 입점해 중국 직구사업에 나섰다. 이밖에 네이처리퍼블릭은 중국 내 오프라인 매장과 함께 지난해 중국 온라인몰에 진출해 사업성 점검을 끝낸 상태다. 대표 상품인 수딩젤은 중국 알리바바의 온라인 쇼핑몰인 티몰이 지난 6월에 진행한 화장품 행사에서 당일 판매 1위를 기록하면서 역직구 사업의 기대감을 높였다.

◇1000억 눈앞… 에이컴메이트 성공이 시사하는 점은 = 중국 하이타오족이 최근 주목하는 곳은 에이컴메이트가 운영하는 역직구 쇼핑몰이다.

지난 2008년 중국 온라인 쇼핑사업을 시작한 에이컴메이트는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중국 내 소매상 및 소비자들에게 한국 상품을 판매하는 대표적인 이커머스 기업이다. 현재 중국 내 티몰(Tmall) 및 국제 티몰(tmall.hk), 징동닷컴(jd.com), 1호점(yhd.com) 등 중국 내 주요 쇼핑플랫폼에 입점하는 브랜드들의 운영 대행을 맡아주고 있다. 또 한국 브랜드의 중국 판매채널인 더제이미닷컴과 해외직판 쇼핑몰 고우포유를 운영하고 있다.

에이컴메이트는 중국의 블랙프라이데이로 알려진 11월 11일 솔로데이 하루 동안 티몰을 통해 1억2000만위안(약 217억원) 판매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3000만위안(약 54억원)의 4배에 달하는 수치다. 2013년 500억원의 거래액을 기록한 에이컴메이트는 올해 거래액 1000억원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이컴메이트의 이 같은 성공은 중국시장에 대한 철저한 이해가 바탕이 됐기 때문이다. 송종선 에이컴메이트 부사장은 “한류 열풍만 믿고 중국 시장이 크다고 무작정 입점하면 실패한다”며 “중국 온라인상의 프로세스와 운영체계, 시스템, 정산방식, 중국 소비자의 특성 등 중국 시장의 특수성을 분석하고 이에 맞는 운영 인프라를 구축한 후 입점해야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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