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금리 또 내린다"...글로벌 환율전쟁 이끄는 ‘D’의 그림자

입력 2014-11-24 05:54 수정 2014-11-24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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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은행 전격 금리인하, 추가 인하할 듯...유로존ㆍ일본 이어 디플레 먹구름 커져

중국도 움직였다. 인민은행이 금리를 내렸다. 2년 만이다. 전문가들은 중국마저 글로벌 환율전쟁에 동참했다면서 그 배경으로 전 세계적인 디플레이션(deflation) 공포를 들고 있다.

미국과 함께 ‘주요 2개국(G2)’을 구성하는 중국이 전격적으로 금리를 끌어내린 것은, 경기부양 때문만이 아닌 궁극적으로 디플레이션을 막으려는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23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인민은행은 1년 만기 대출 기준금리를 0.4%포인트 내린 5.6%로, 1년 만기 예금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춘 2.75%로 각각 인하한다고 지난 21일 발표했다.

인민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린 것은 2012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질적 성장에 주력하겠다며, 무차별적인 경기부양은 지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문가들이 이번 금리인하를 이례적으로 보는 이유다.

로이터는 익명을 요구한 중국 정부 고위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인민은행이 조만간 금리를 추가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인민은행이 ‘금리인하 사이클(rate-cut cycle)’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물가 하락폭이 깊어지면서 기업은 물론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고 판단했으며, 앞으로 정책의 초점을 부양 쪽으로 맞출 것이라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중국의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7.3%에 그쳤다. 이는 금융위기 사태 이후 최저치다.

지난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1.6% 상승하고, 생산자물가지수(PPI)는 2.2% 하락했다. 10월 CPI 상승폭은 5년 만에 최저치다. PPI는 32개월 연속 하락세를 지속했다.

경제 규모 13조 달러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국)은 만성적인 디플레 악몽에 휘청거리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디플레 타개를 위해 곧 전면적 양적완화(QE)에 나설 전망이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21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ECB 본부에서 열린 유럽금융회의에서 “일부 인플레이션 기대가 극히 낮은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라며 “가능한 빨리 인플레이션과 인플레이션 기대를 끌어올리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은 연율 0.4% 수준에 머물고 있다. ECB는 물가 목표를 2%로 잡고 있다. GDP 역시 지난 분기에 0.2% 성장하는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드라기 총재가 연내 국채를 매입하는 미국식 QE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레나 코밀레바 G플러스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드라기는 추가 부양책이 다가왔다는 신호를 분명히 보냈다”며 “ECB의 정책은 그동안 인플레이션 기대 회복에 실패했다. ECB는 확장된 QE를 실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드라기 총재는 앞서 ECB의 재무제표를 지난 2012년 수준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재무제표 규모를 고려하면, ECB는 1조 유로 이상의 자산을 매입할 전망이다.

투자전문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ECB는 이날 자산유동화증권(ABS) 매입을 시작했다. ECB는 지난달부터 금융권의 커버드본드를 사들이고 있다.

‘GDP 쇼크’에 빠진 일본 역시 경기부양적 통화정책을 지속할 전망이다. 일본의 지난 3분기 GDP는 연율 1.6% 위축했다.

지난 9월 근원 CPI는 전년 대비 3.0% 상승했지만, 앞서 4월 소비세율을 5%에서 8%로 인상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 1.0% 상승에 그쳤다. 일본은행(BOJ)은 물가 상승률 목표를 연 2%로 잡고 있다.

일본에서는 하원에 해당하는 중의원이 21일 해산된 이후 다음 달 14일 아베 신조 정권의 중간평가 무대가 될 총선이 치러질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아베 총리가 이끄는 연립내각이 과반수를 획득할 것으로 보고 있어, 아베 총리의 장기 집권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2차 소비세 인상이 연기되고, BOJ의 막대한 유동성 공급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나은 곳은 미국 정도다. 미국의 지난 3분기 성장률은 연율 3.5%를 기록했다. 내년에도 3%대 성장이 유력한 상황이다.

그러나 미국도 디플레 먹구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는 19일 공개한 지난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물가가 한동안 목표를 밑돌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우려했다. 미국의 10월 CPI는 전월에서 변화가 없었다. CPI는 지난 1년간 1.7% 올랐다. 근원 CPI는 같은 기간 1.8% 상승했다. 연준의 물가 목표는 연율 2%다.

세계 2~4위 경제 지역에서 무차별적인 ‘돈풀기’가 이어지면서 달러의 초강세가 지속되는 것도 부담이다. 연준이 예상대로 내년 중순부터 금리를 올리기 시작한다면, 달러의 강세는 더욱 가파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제이콥 루 미 재무장관은 지난달 경제전문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달러에 대한 주요국 통화의 움직임을 주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서 워싱턴DC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 총회에서도 “경쟁적인 통화 절하를 자제해야 한다”며 환율전쟁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다.

글로벌 환율전쟁 심화로 외환시장은 요동치고 있다. 블룸버그의 주요 10개 통화 환율지수에 따르면, 엔화 가치는 올 들어 4.1% 급락했다. 같은 기간 유로화 가치는 3.2% 하락했고, 달러화 가치는 8.7%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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