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증시 기상도] ‘미생의 증시’ 살릴 묘수는

입력 2014-10-28 11: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환율 변수·기업실적 악화·경기 불확실성… 증권가, 코스피 밴드 1800선까지 내려잡아

4분기가 시작됐지만 출발부터 삐걱거리는 모습이다. 환율, 수급, 경기, 실적 등에 대한 우려가 점증되며 증권사에서도 코스피 밴드를 1800선까지 하향 조정하고 있어 4분기 전망도 그리 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증시가 장기간 박스권 장세로 회귀한 가운데 좀처럼 탈출구를 찾기도 쉽지 않다.

코스피는 거대한 암초에 부딪혀 있다. 짧은 확장 국면을 지나 재차 조정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기대했던 투자 사이클이 강하게 나타나지 못했고 주요국 통화정책 차별화와 잇따른 지정학적 리스크가 글로벌 경기회복 동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4분기 중국 성장률 전망 둔화에 따른 후유증도 가시화될 수 있어 경기 우려는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4분기 증시 흐름은 뚜렷한 반등 가능성보다 조정 또는 박스권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의 내수부양 정책 등의 기대감은 유효하지만 수출경기는 더딘 회복세를 이어갈 공산이 높다고 입을 모은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기에 대한 리스크가 4분기 들어 재차 높아질 수 있어 경계해야 한다”며 “달러화 강세와 중국 경기둔화 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국내 수출경기의 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4분기 들어 코스피는 1900선을 하회하기도 했다. 지난 17일 코스피지수는 장중 1900선이 무너졌다. 지난 2월 6일 기록했던 1987.35 이후 약 8개월 만이다. 3분기 초 정부 정책 기대감에 2082.61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 경신 가능성도 높았지만 석 달도 채 지나지 않아 대내외 변수의 영향력에 휘둘리며 1900선마저 위태로운 상황이다. 급기야 지난 15일 한국은행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급한 불을 끄려고 나섰지만 유명무실해진 정책 효과는 지수 하락을 막지 못했다.

우선 외국인의 매도세가 지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 확산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외국인의 수급 부재가 장기화되고 있다. 지난 3분기 외국인의 우호적인 수급에 힘입어 코스피가 2080선을 넘어서기도 했지만 다시 1900선까지 밀려나며 기술적인 반등을 제외한 지수 상승을 이끌 모멘텀은 부재한 상황이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지난 24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9018억원에 달하는 매도세를 나타내며 지수 하락세를 주도했다. 4분기 들어서도 글로벌 펀더멘털과 이익 모멘텀 하향에 대한 우려로 외국인의 추세적인 복귀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환율 변수에 대한 우려도 높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에서 양적완화를 지연할 뜻을 비추며 달러 강세 기조는 다소 주춤해지고 있지만 4분기 중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 전환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금리인상 시기가 내년 2분기 이후로 늦춰질 것이란 완화된 해석이 나타나며 증시 영향력도 소폭 낮아졌지만 통화정책 불확실성은 4분기 증시에 부담 요인이다. 29일로 예정돼 있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둔 경계심리도 한층 강화되고 있다. 연준에서 어떤 스탠스를 취할지 안갯속이다. 10월 양적완화를 종료하며 성명서에서 ‘상당 기간(for a considerable time)’ 문구를 삭제할 경우 경기와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가중될 수 있다. 4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1050원 수준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원화의 약세 반전에도 불구하고 유로화와 엔화의 약세폭이 확대되며 원유로, 원엔 등 이종통화 환율이 추가 하락하며 수출기업들의 환율 스트레스는 지속될 전망이다.

3분기 기업 실적 악화도 4분기 증시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지난 2분기 실적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가 3분기 실적 전망에 대한 기대를 갖게 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개선 기대감은 물거품이 됐다. 삼성전자, 현대차, LG화학, 기아차, 제일기획, 현대글로비스 등이 부진한 실적을 내놨고 4분기 주요 기업들의 실적 전망도 대규모 감익이 예상되고 있는 등 여전히 증시 환경은 녹록지 않다. 3분기 실적 변수에 따른 지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달 정부에서 증시 활성화 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져 있어 정책 기대감은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효과에 대해선 여전히 미지수다. 지난 15일 한은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했지만 증시에 호재로 작용하지 못했다. 금리 인하 폭이 크지 않았고 상당 부분 선반영됐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기 때문이다. 정책 무용론에 대한 비판이 가세하며 코스피 하락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은 높다.

오는 11월 4일로 예정돼 있는 미국 중간선거에 대한 불확실성도 지수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입지를 확고히 하기 위해 러시아나 IS국가에 대해 보다 강경한 입장을 취할 경우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환율 변수가 재부각되며 증시 변동성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고점 대비 10%의 조정을 염두에 둘 경우 예상되는 코스피 저점은 1880포인트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기술적 반등이 나타날 수 있는 국면이지만 단기 바닥 확인 이후 코스피 행보는 추세적인 상승보다 재차 하락하면서 저점을 테스트하는 다중바닥형의 움직임이 예상된다”며 “유럽 불안 요인이 지속될 것이며, 우호적인 통화정책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시차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V자형 주가 회복 시나리오는 높지 않다”고 내다봤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펀더멘털 위험이 부각되고 있어 기대치를 낮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코스피 반등 시도는 경기선으로 인식되는 120일선과 200일선(2000포인트 전후)의 저항라인을 뛰어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종합] "대중교통 요금 20% 환급"...K-패스 오늘부터 발급
  • "뉴진스 멤버는 쏘스뮤직 연습생 출신…민희진, 시작부터 하이브 도움받았다"
  • "불금 진짜였네"…직장인 금요일엔 9분 일찍 퇴근한다 [데이터클립]
  • 단독 금융위, 감사원 지적에 없어졌던 회계팀 부활 ‘시동’
  • "집 살 사람 없고, 팔 사람만 늘어…하반기 집값 낙폭 커질 것"
  • "한 달 구독료=커피 한 잔 가격이라더니"…구독플레이션에 고객만 '봉' 되나 [이슈크래커]
  • 단독 교육부, 2026학년도 의대 증원은 ‘2000명’ 쐐기…대학에 공문
  • 이어지는 의료대란…의대 교수들 '주 1회 휴진' 돌입 [포토로그]
  • 오늘의 상승종목

  • 04.24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5,620,000
    • +0.18%
    • 이더리움
    • 4,694,000
    • +2.65%
    • 비트코인 캐시
    • 728,000
    • -1.02%
    • 리플
    • 785
    • -0.13%
    • 솔라나
    • 226,800
    • +1.8%
    • 에이다
    • 716
    • -4.15%
    • 이오스
    • 1,244
    • +2.64%
    • 트론
    • 164
    • +1.23%
    • 스텔라루멘
    • 172
    • +2.38%
    • 비트코인에스브이
    • 103,000
    • -0.68%
    • 체인링크
    • 22,250
    • +0.23%
    • 샌드박스
    • 720
    • +3.15%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