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팡팡] 성북동 야행… 밤이 되면 멋이 살아나는 그곳

[이투데이 박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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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팡팡] 성북동 야행… 밤이 되면 멋이 살아나는 그곳

서울시 최초의 역사문화지구단위계획 지구.

다채로운 문화유산과 조선시대의 멋과 향기를 간직한 곳.

서울의 성북동입니다.

오는 19일부터 20일까지 이틀 동안 성북동에서 첫 ‘성북동 야행’이 열립니다.

다양한 문화재를 둘러보며 성북동 밤이 주는 고즈넉함과 옛 문인들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죠.

골목골목마다 역사와 이야기가 가득한 곳, 우리가 몰랐던 성북동의 숨은 이야기입니다.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한용운 ‘님의 침묵’

성북동 골목을 따라 올라가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에 다다르면 작은 한옥 한 채가 보입니다. 바로 독립운동가이자 시인인 만해 한용운이 말년을 보낸 ‘심우장’입니다. 만해 한용운이 3·1 운동으로 옥고를 치르고 풀려난 뒤 생활한 곳이 이 심우장이죠.

심우장은 한옥으로는 드물게 남향이 아닌 북향을 바라보고 있는데요.
이는 남향에 위치한 조선총독부를 바라보지 않겠다는 만해 한용운의 뜻이 반영된 것입니다. 끝내 떠나간 나의 님, 조국을 되찾지 못하고 1944년 심우장에서 생을 마감한 만해 한용운의 정신은 자유로이 열린 심우장 곳곳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나는 내 것이 아름답다’
-최순우

대한민국 국립중앙 박물관의 제4대 관장이자 평생을 바쳐 우리 것의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알린 사람, 미술사학자 혜곡 최순우입니다. 그는 특히 6·25 전쟁 중 수많은 문화재가 소장된 박물관을 목숨 바쳐 지켜낸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우리 것’에 대한 사랑이 곳곳에 묻어나는 그의 집입니다.

혜국 최순우 선생이 1976년부터 1984년까지 살았던 성북동의 근대 한옥은 시민 문화유산 1호입니다. 정갈한 목가구와 백자로 꾸며진 사랑방, 마당의 큰 나무와 물받이까지. 그의 안목이 드러나는 소박한 이 집은 2002년 철거될 뻔 했으나 단법인 내셔널 트러스트 문화유산 기금이 구입해 보전하고 있습니다.

‘꽃이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하랴’
-조지훈 ‘낙화’

성북동 도로변에 세워진 뜻밖의 조형물. 격자무늬 문틀과 작은 마루가 보이고 나무의자들이 여러 개 놓여있습니다. 시인 조지훈을 기억하기 위해 만든 ‘방우산장’인데요. 시인 조지훈의 ‘방우즉목우’ 사상이었던 “마음속에 소를 한 마리 키우면 직접 소를 키우지 않아도 소를 키우는 것과 다름없다”라는 뜻을 담고 있죠.

방우산장은 시인 조지훈이 약 30년간 기거했던 집터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가 박목월, 박두진 시인 등과 함께 모여 시를 이야기했던 집은 안타깝게도 1968년 철거돼 터만 남았죠. '성북동 야행' 행사 기간 동안 이 일대에서는 성북동을 거쳐 간 문인들의 이야기를 다룬 연극이 공연될 예정입니다.

시와 이야기, 고즈넉함과 평온함이 있는 곳.

성북동 야행에서 봄의 끝자락 성북동 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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