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 창밖으로 산책줄을 단 강아지들이 지나간다. 꼬리를 흔들며 세상의 냄새를 모조리 수집하려는 그들 곁을, 창틀 위 고양이는 눈만 반쯤 뜬 채 지켜본다. 강아지는 무리에 기대어 움직임 속에서 안심을 얻고, 고양이는 익숙한 햇빛 자리에 몸을 말아 평온을 찾는다. 어느 날 문득, 자폐 스펙트럼 당사자들이 이 둘 중 누구와 더 닮았느냐를 묻는 우리의 태도 자체가 잘못된 질문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닮음이 아니라 다름의 권리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진료실에서 나는 “왜 저렇게 소리를 지르죠?”라는 질문을 자주 듣는다
2025-09-23 18: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