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와 금융산업] 보험범죄 잡아내고 타켓 마케팅… “데이터가 효자네”

입력 2014-10-15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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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약관대출·가입심사에 활용… 카드사, 시장 포화에 빅데이터 주도권 경쟁

최근 금융권에서 가장 큰 화두 가운데 하나가 바로 빅데이터다. 대출이나 보험 가입, 카드 사용 등 금융거래 정보는 방대하다. 이 정보만 봐도 개인의 일상적 동선은 물론 생활 패턴까지 모두 파악할 수 있다.

그동안 이런 정보들을 활용하고 싶었지만 활용할 수 없는 말 그대로 ‘그림의 떡’이었다. 막대한 양의 정보를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기도 했지만 딱히 필요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최근 세계적으로 저성장, 저금리 기조가 일반화하면서 보험사와 카드사들은 자체적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그동안 쌓아놓은 빅데이터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 설계사 채용부터 보험사기 예방까지 = 보험사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빅데이터를 활용하고 있지만 아직 걸음마 단계다. 생보사 중에서는 교보생명이 빅데이터를 활용해 우수 설계사 영입에 활용하고 있다. 보험업계에서 빅데이터는 지급심사 및 보험범죄 방지에 주로 사용되나 교보생명은 약관대출(보험계약대출) 잠재고객 선별과 가입심사에도 적용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기존 계약 고객들에게 피드백을 받아 예측모델을 만든 뒤 설계사 후보자들에게 적용해 활동 가능성과 우수설계사가 될 가능성을 점수화하고 있다. 점수가 높은 우선 대상자들이 선별되면 각 점포 단위로 이를 배분해 리쿠르팅(영입) 활동을 수행토록 한다. 또한 약관대출 잠재고객 도출에도 빅데이터가 사용되고 있다.

최근 대출, 이용건수, 이용금액, 대출가능 금액, 타사 신용대출 여부, 고객 프로파일 등 90개 항목으로 고객을 세분화하고 고객·세대 프로파일, 보험상품 정보, 가입정보, 보험계약 대출 정보, 신용대출 정보, 중도인출 등 336개 항목을 분석해 대출 수요 예측모델을 만든다.

이를 통해 총 8개의 잠재고객 등급을 산출, 타깃 고객을 상대로 마케팅을 펼치는 것이다. 교보생명은 대출 미경험고객군의 대출이용률을 기존 2%에서 18%로 끌어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손보사들은 주로 보험범죄 적발 및 예방에 빅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을 활용해 모럴해저드 사고 및 고위험군 사고를 분석하는 시스템인 IFDS를 개발했다. 기존 빅데이터를 토대로 접수된 사고의 위험도를 점수화한 후 일정 점수 이상의 건에 대해선 보험사기 의심 건으로 추정해 즉시 조사에 착수한다.

현대해상 역시 보험사기 위험도를 알려주는 FDS를 도입해 사고 접수 시 자동으로 사기위험도를 보상업무 담당자에게 전달해 보험사기 여부 판단 및 처리를 지원한다. 이 시스템 적용 후 전체 사기사건의 25%를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걸러내고 있다.

다만 글로벌 보험사들은 고객 관계 강화와 신시장 개척을 위해 빅데이터를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지만 국내 보험사들은 일부 사업에만 국한돼 있다.

아비바(Aviva)는 잠재적 건강 리스크를 발견하는 데 고비용의 불편한 건강검진 대신 빅데이터에 기반한 리스크 예측 모델을 활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임을 발견해 활용하고 있다.

AllLife는 엄격한 의료 프로토콜 준수를 조건으로 에이즈와 당뇨 등 관리형 질환이 있는 보험계약자에게 생명보험과 장애보험을 제공한다.

김진억 보험연구원 수석연구원은 “해외 사례를 보면 계약자들은 편익이 제고될 경우 개인정보를 보험사와 공유할 의지가 있어 데이터 확보를 위해선 소비자 및 규제당국과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며 “개인정보 활용이 새로운 보험상품과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와 사회에 이익임을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 생활 패턴 맞춰 다양한 마케팅 = 시장 포화로 성장의 한계에 직면한 신용카드 업계가 빅데이터 마케팅으로 활력을 찾고 있다. 특히 올 들어 빅데이터 주도권 경쟁에 돌입한 카드업계는 최근 관련 마케팅이 하나 둘 결실을 맺기 시작하면서 그 영역을 확대하는 추세다.

삼성카드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 할인 혜택을 주는 링크(LINK)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삼성카드가 4~8월 5개월간 링크 서비스 이용 고객 행태를 분석한 결과 가맹점에 신규 고객 유입이 두드러졌다.

예컨대 한 대형 온라인 쇼핑 가맹점은 6개월간 구매한 적이 없는 고객들에게 애플리케이션이나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맞춤형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링크 서비스를 제공한 결과 문자메시지 등 기존 타깃 마케팅에 비해 31%나 높은 구매율을 보였다. 또 외식 가맹점의 경우 이 서비스 이용 고객의 86%가 신규 고객이었다. 이에 삼성카드는 서비스를 좀 더 정교화하고 가맹점도 늘릴 계획이다.

신한카드가 5월말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내놓은 코드나인 신상품은 지난달까지 81만명이 발급받아 이달 말에는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신상품은 이용률이 기존 주력 카드 대비 평균 10% 이상 높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롯데카드의 경우 블루투스를 활용한 비콘(Beacon·위치표식장치), 즉 근거리 데이터 통신 기술을 상품화하는 데 적극적이다. 고객이 비콘이 설치된 매장을 방문하면 모바일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제품 정보와 할인 쿠폰 등이 현장에서 바로 제공되는 방식이다. 따라서 비콘을 통해 파악된 고객의 동선, 위치, 관심 상품 안내 조회 등은 빅데이터로 활용될 여지가 크다

글로벌 신용카드사인 비자(VISA)의 경우 빅데이터 기반의 ‘리얼 타임 메시징(Real time messaging)’으로 고객 타깃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고객의 동의하에 타깃 고객 결제위치와 시점, 구입품목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자주 이용하는 가맹점에서 결제를 마치면 인근 가맹점의 할인쿠폰을 발송하고 있다.

또 비자는 카드 부정사용 시스템을 통해 전 회원의 이용 패턴을 분석해 부정사용을 사전에 차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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