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조원 특별자금 풀어도… 中企 체감은 '글쎄'

입력 2014-08-19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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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 규모 증가는 환영… 다만 신용도ㆍ담보 등 높은 대출 문턱은 '장애물'

올해 20조원에 달하는 정부의 추석 중소기업 자금지원에도 일선에 선 중소기업들의 표정은 밝지 않다. 과거 추석 때마다 진행됐던 정부의 '조단위' 자금지원이 실제 중소기업들에겐 실효성이 크지 못했던 터라,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란 인식이 파다하다.

19일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올해 추석자금지원 발표에 중소기업들은 일단 환영의 의사를 보이고 있다. 자금지원 규모가 전년의 16조6000억원보다 26% 증가한 20조9000억원에 달하는 데다, 산업은행ㆍ기업은행ㆍ정책금융공사 등 국책은행은 물론 일반은행까지 전방위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반월공단의 한 중소제조업체 관계자는 “추석을 전후해 중소기업들의 자금 압박이 심한데, 정부가 특별자금 규모를 지난해 보다 늘린 것은 그만큼 중소기업 지원에 열의를 보이고 있는 것이 아니겠냐”면서 “최근 시중은행들도 중소기업 자금지원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어서 영세한 업체들 입장에선 반가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자금 지원 분위기는 환영하지만 정책의 실효성에 대해선 중소기업들도 ‘뜨뜻미지근’한 입장이다. 특히 추석 때마다 심한 자금 압박을 겪는 중소기업들은 현실적인 자금 지원을 바라고 있지만 현재 정부의 지원정책은 공급에 비해 수요가 많고 효과적인 지원도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경기도 김포 소재의 한 비철금속업체 A대표도 최근 추석을 앞두고 자금 확보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납품업체를 돌며 최대한 추석전 대금 결제가 이뤄지도록 도움을 요청하고, 시중은행에 대출을 신청하는 등 발 벗고 나서고 있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다. A대표는 정부의 추석특별자금 지원에도 표정이 밝지 않았다. 그는 “거래 업체에선 추석 전에 돈을 달라고 하는데, 자금 상황이 빡빡해서 직접 돌고 있다”며 “과거 사례를 봤을 때 정부가 자금을 지원하다고 해도 우리 같은 영세기업들은 사실상 혜택 받기가 힘들 것”이라고 토로했다.

실제 대출을 받으러 금융기관을 찾는 중소기업들은 높은 문턱을 경험한 채 쓸쓸히 돌아오는 일이 태반이라는 지적이다. 반월공단의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금융지원을 해준다고 해도 보통 때와 같이 부동산 등 확실한 담보가 없이는 대출을 거절당하는 일이 많다”며 “10인 이하 영세기업들은 대출 받기가 더 어려워 추석과 같은 명절 기간은 그들에게 최대 고비 중 하나”라고 밝혔다. 한 영세기업 대표도 “경영상 급하게 돈을 막느라 신용도가 낮아졌는데, 이것이 문제가 돼 대출 자체가 힘든 경우도 생긴다”고 덧붙였다.

때문에 일각에선 정부의 추석 중소기업 자금지원이 ‘생색내기용’ 혹은 ‘탁상행정’이라는 비판도 내놓는다. 자금 지원 규모만 늘린채 여전히 혜택의 대상은 ‘신용도 높은 중소기업’으로 한정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중소기업 교육기관의 한 관계자는 “취지는 좋지만 현장에 있는 중소기업들의 목소리에 좀 더 귀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며 “단순히 신용도와 담보에 한정된 지원이 아닌, 여러 각도로 기업을 평가해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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