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롯데 사장단회의 ‘장소의 법칙’ 깼다… 왜?

입력 2014-06-24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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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 사건 롯데홈쇼핑 입주 ‘양평동 사옥’서 4년만에 다시 회의

매년 1~2회 개최해 계열사별 실적과 사업전망을 논의하는 롯데그룹 사장단 회의가 24일 오후 롯데제과와 롯데홈쇼핑, 롯데푸드가 모여 있는 서울 양평동 사옥에서 4년 만에 다시 열린다.

양평동 사옥은 2010년 상반기 회의가 개최됐던 곳이다. 당시 신축을 기념해 그룹 계열사 사장단 전원이 이곳에 모였다. 그룹의 모체이던 롯데제과가 새 건물에 입주한다는 상징적 의미도 있었다.

신동빈 회장<사진>은 건물을 신축했거나 대규모 투자를 발표한 사업장에서 사장단 회의를 여는 등 장소 결정에 남다른 의미를 둔다. 올해 그룹의 숙원사업인 제2롯데월드가 일부 개장됐다면 그곳에서 열릴 가능성도 높았다.

그렇다면 올해는 왜 다시 양평동일까? 장소 선택의 전례를 깨고 올해 양평동 사옥에서 여는 건 그룹 역사상 최악의 비리 현장에서 다시금 이를 곱씹어 보자는 의미가 크다. 납품비리로 신헌 전 대표등 임직원 10명이 줄줄이 구속된 롯데홈쇼핑은 롯데제과, 롯데푸드와 함께 양평동 사옥에 자리하고 있다. 업계는 핵심 주력 사업보다 계열사 사장들의 ‘윤리경영’ 고취가 시급하다는 신 회장의 의지로 해석하고 있다.

그동안 사장단 회의가 열린 장소를 살펴보자. 2010년 상반기엔 양평동 사옥(롯데제과)에서, 하반기에는 재개점한 롯데백화점 청량리점에서 회의를 진행했다. 2011년에는 그해 12월 오픈한 경기도 파주의 롯데프리미엄아울렛에서, 2012년에는 현대정보기술을 인수하면서 함께 사들인 인재개발원 용인 연수원에서 개최했다. 2013년에는 경기도 안산의 캐논코리아 공장이 회의 장소였다. 기존 반월공단 내에 있던 생산거점이 이곳으로 모두 이전했다. 기존 공장보다 여섯 배가량 커진 곳이다.

지난 4월 롯데홈쇼핑 전·현직 임직원들의 비리가 불거지자 신 회장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면서 격노했다. 평소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신 회장에게 홈쇼핑 비리는 있을 수 없는 일로 받아들여졌던 것으로 풀이된다.

비리 내용은 가관이다. 검찰에 따르면 신헌 전 롯데쇼핑 대표는 롯데홈쇼핑 대표 시절 납품업체로부터 1억33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챙기고, 공사비를 부풀려 되돌려 받는 수법으로 3억272만원을 횡령해 2억2599만원을 사적으로 썼다. 신 전 대표를 포함해 임직원 10명 중 7명이 구속되고 MD 3명이 불구속 기소됐는데, 이들은 업무분야와 관련돼 뒷돈과 그림 등을 받았고, 전처 생활비와 부친의 도박빚 1억5000만원을 납품업체에 떠넘기는 횡포도 저질렀다. 이들 중 일부는 아들이나 아버지 등 친인척뿐만 아니라 전처(前妻)나 내연녀 동생의 계좌까지 동원해 뒷돈을 받아 챙겼다.

한편,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번 회의와 관련해 “상반기 계열사별 실적보고와 향후 사업 전망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짧게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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