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각국 경제가 엘니뇨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지난 5월부터 이달 초까지 일본 전역은 무더위와 폭염이 계속됐지만 기상 전문가 사이에는 엘니뇨로 인해 이상저온 현상이 발생해 여름 경기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불안이 팽배해있다고 최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엘니뇨가 6~8월에 발생하면 일본은 기온이 내려가고 홍수 피해를 입게 된다. 일본 기상청은 지난 2009년 여름부터 2010년 봄까지 지속됐던 엘니뇨가 다시 올 여름에서 가을에 걸쳐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1993년 당시 엘니뇨로 일본에 기록적인 이상 저온 현상이 발생하면서 소비수준지수(2인 이상 가구)가 1993년 7~9월에 전년 동기 대비 1.5% 하락했다. 그 가운데 식품이 2.4%, 의류와 신발류가 1.6% 각각 떨어졌다.
다이이치생명 경제연구소의 토시히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993년 수준으로 일조시간이 짧아지면 7~9월 가계소비가 1조4812억 엔(약 14조7800억원) 감소해 국내총생산(GDP)이 0.9% 손실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엘니뇨에 충격을 받는 것은 일본 만이 아니다. 홍수와 저온에 시달리는 일본과 달리 인도와 파키스탄 호주 등은 이상고온과 가뭄에 시달리게 된다.
미즈호종합연구소의 이나가키 히로시 주임 연구원은 “엘니뇨로 호주에서는 2002년 곡물 생산액이 전년의 절반으로 줄었고 1998년 필리핀에서도 20% 감소했다”며 “올해 본격적인 엘니뇨가 발생하면 인도 경제성장률이 0.5%포인트 깎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도 경제지 이코노믹타임스(ET)는 5월 말 북서부 라자스탄주의 기온이 47℃까지 치솟는 등 몬순시즌이 연기될 수 있다는 신호가 포착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인도 농지의 약 70%는 관개용수가 아니라 몬순시즌 내리는 비에 의존하고 있다. 인도 전체 노동인구의 절반 이상이 농업에 종사하는 상황에서 작황에 타격을 받으면 경제회복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WSJ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