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야마 "위안부 문제 말할 수 없는 잘못… 망언 부끄럽다"

“‘무라야마 담화’ 역사적 사명 느껴… 반드시 지킬 것”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90) 전 총리는 방한 중인 12일 국회에서 강연을 갖고 일본의 과거 잘못 인정과 반성을 위한 사명감으로 ‘무라야마 담화’를 발표했으며, 누구도 이를 부정할 수 없을 것을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일본이 여성의 존엄을 빼앗은 형언할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기 때문에 어떻게든 해결해야 한다”고 밝히며 잇따른 일본 정치인들의 망언에 대해 부끄럽다고 평가했다.

정의당의 초청으로 방한 중인 무라야마 전 총리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담화가 발표됐을 때 상정한 것 이상으로 잘된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이는 개인의 담화가 아니라 각의 결정된 총리담화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역대 일본 총리 가운데 식민지배에 진정성을 가지고 사과한 ‘무라야마 담화’를 발표했다.

일본 내에서 이 같은 담화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자신감 있게 말하건데 소수에 불과하다”며 “담화를 지지한다는 목소리가 국민에 압도적인 다수를 차지하기 때문에 안심해 주셨으면 한다. 권력이 이행될 때마다 그런 목소리가 높아졌다가 낮아졌다가 하는데 그런 목소리는 솔직하게 말씀드리고 이해를 구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일본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등 우경화 행보로 주변국과 갈등이 커지는 것에 대해 “아베 총리는 국회에서 ‘무라야마 담화를 계승한다’고 표명한 바 있다”며 “이 표명을 존중하며 그대로 실행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평화헌법 개정움직임도 있지만 중요한 부분은 양보하지 않고 지켜나갈 것”이라며 “이 보물같은 헌법은 꼭 지켜나가고자 생각하기 때문에 그 부분 믿어주시기 바란다. 또 일본 국민만 지켜서 되는 일이 아니고 한국과 중국도 잘 이해해주시고 양국을 위해서도 담화를 이어가고 헌법을 지켜나가는 점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서는 “위안부 할머니를 만나고 그림도 봤다”며 “ “여성의 존엄을 빼앗은 형언할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다. 일본이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러가지 망언한 사람이 많은데 정말 부끄럽다”면서 “국민 전체적으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가 나빴다는 것을 알고 있음을 한국에서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강연에는 방한을 주도한 정의당 천호선 대표를 비롯해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 무소속 안철수 의원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