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들고 가격비교·할인카드… 똑똑해진 요우커

입력 2014-02-06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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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절 특수’ 중국관광객 8만여명 방문, 1000억원 쓸 듯

중국 춘절(春節) 연휴가 한창인 4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면세점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들리는 소리는 중국어 뿐, 손님도 너무 많아 판매원에게 말을 걸기도 어려웠다. 빨간 어깨띠를 두른 안내원은 “중국인 고객이 대부분”이라며 “원래도 많았지만 (춘절 연휴가 시작된) 지난 주말부터 예상보다 더 많은 고객이 찾고 있다”고 답했다.

관광업계는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6일까지 이어지는 춘절 연휴에 8만여명의 요우커(游客·중국인 관광객)가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작년에 비하면 12% 늘어난 수준이다. 이 기간 동안 이들이 한국에서 쓰는 돈도 1000억원이 넘을 전망이다.

◇단체쇼핑은 옛말, 2~3명 모여 스마트폰으로 정보교환= 더페이스샵, 미샤 등 브랜드숍 화장품 코너에 몰린 관광객들은 기초 제품을 집중적으로 구입하는 모습이었다. 설화수와 헤라 등 고가 화장품에 대한 구매력도 왕성했다. 설화수 판매원은 “제품 가격과 상관없이 선호하는 브랜드와 제품의 품질에 따라 구매하는 경향이 크다”며 “갈수록 씀씀이가 커지면서 요우커는 ‘큰 손’ 대접을 받는 귀한 손님”이라고 말했다.

가족단위 관광객도 많았지만 과거보다 친구, 자매 등으로 보이는 비중이 높았다. 관광버스에서 내려 우르르 몰려다니는 단체 쇼핑의 모습도 온데 간데 없었다. 중국 저장성(浙江省)에서 친구 2명과 함께 찾은 웨이(24·여)씨는 “단체 쇼핑은 안하는 추세”라며 “특히 젊은 친구들은 친구 2~3명이서 찾거나 혼자서 쇼핑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쇼핑을 즐기는 모든 요우커들의 손에는 스마트폰이 들려 있었다. 그들의 손가락은 쉴 틈이 없어 보였다. 웨이씨에게 양해를 구하고 화면을 들여다봤다. 중국의 모바일 메신저인 ‘위챗(WeChat)’ 에는 “거의 절반 값인데”, “할인되는 카드가 뭐였지?”, “MCM 가방 꼭 사와” 등등의 대화가 빼곡히 적혀있었다. 웨이씨는 “스마트폰으로 실시간으로 친구와 정보를 교환하고, 가격 등을 비교한다”고 똑부러지게 말했다.

잡화 브랜드 MCM과, 홍삼을 판매하는 한국인삼공사 매장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롯데백화점에서는 가전제품이 위치한 8층 생활매장이 가장 붐볐다. 판매원은 “쿠쿠, 쿠첸 등 한국 브랜드 밥솥 인기가 여전하다”며 “한국 제품을 고급으로 생각하는 데다가 현지에서 구입해야 더욱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고객이 많다”고 말했다.

과즙 착즙기, 홍삼 중탕기, 로봇청소기 등 생활가전을 살피는 요우커들도 많았다. 한 관계자는 “홍삼이 인기를 끌면서 중탕기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며 “찜 등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하면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요우커 최근 대세는 ‘스타일난다”= 롯데백화점 영플라자에 위치한 패션의류 ‘스타일난다’ 매장은 요우커들로 성황을 이뤘다. 판매원은 “중국에서 스타일난다의 인기가 높다 보니 관광을 계획하면서 아예 스타일난다 방문을 마음 먹고 찾아오는 고객이 많다”고 말했다.

스타일난다는 롯데백화점이 집계한 지난해 중국 관광객 선호 브랜드 순위에서 MCM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롯데백화점 측은 “요우커들은 구매 건수 기준으로 MCM, 스타일난다, 뉴발란스, MLB, 라네즈, 설화수 등을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한파 특보가 내린 추운 날씨였지만 명동 로드숍 역시 요우커 세상이였다. 에뛰드하우스, 토니모리 매장에 특히 인파가 몰렸다. 토니모리 매장 직원은 “중국 관광객 1명이 핸드크림, 마스크팩, 립밤 등 30개 이상 대량 구입한다”고 말했다.

이윽고 길거리에서 헤메는 한 요우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류신(29·남)씨는 “한국 사람들이 친절하지 않다는 것을 올 때마다 느낀다. 물어봐도 싸늘하게 쳐다보는 사람이 있다”면서 “쇼핑몰은 편하지만, 길거리에는 통역 안내원도 많지 않고 홍보물도 적어 쇼핑이 불편하다”고 지적했다.

과거 중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전혀 닿지 않았던 중기전용매장 히트500플라자도 최근 요우커의 방문이 크게 늘고 있다. 이 곳을 방문한 취씨(31·여) 씨는 홍삼 제품들을 둘러보고 있었다. 그는 “한국 홍삼의 품질이 좋다는 소리를 들었다. 작년에 왔을 때 화장품과 압력밥솥 만 구입한 것이 두고두고 아쉬웠다”면서 “1년치 분량을 사갈 계획”이라고 웃었다.

중기유통센터 이정원 유통망개척팀장은 “중국인은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1등 고객”이라며 “매장에 텍스 리펀드 데스크도 별도로 만드는 등 중국인 관광객을 집중 유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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