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진의 루머속살]죽어야 사는 주식시장

입력 2014-01-23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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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은 인생과도 같다. 인생에 희로애락이 있듯이 주가에도 희로애락이 있다. 오늘의 악재가 내일은 호재가 될 수 있고 잘 나가다가도 한순간에 고꾸라진다.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 되는 것처럼 자본주의 꽃이라 불리는 주식시장의 속살은 그만큼 비정하다.

한 회사 대표의 죽음, 한 회사의 화재가 경쟁사에는 호재로 작용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애플의 스티브잡스 사망한 후 온 세계가 애도를 보냈지만 경쟁회사 주가는 상승했다. 얼마전 라이온켐텍 공장이 화재가 났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이 또한 경쟁회사 주가를 끌어올렸다.

동원수산 창업주가 사망하자 형제들간 경영권 분쟁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주가는 며칠 동안 상한가 행진을 펼쳤고, 예당 변두섭 회장 사망 소식에 동생이 회사를 물려받을 것이란 기대감에 웰메이드가 상승했다.

조류독감(AI) 발생 소식에 자식과 같은 심정으로 키우던 닭과 오리를 매몰하며 피눈물을 흘리고 있을 때 주식시장에서는 관련주들이 급등세를 보였다.

사상 최악의 카드정보 유출 사건으로 상당수 국민들이 불편함과 불안에 떨고 있을 때 관련주 투자자들은 축배를 들었다.

최근에는 공매도가 활성화되면서 한 상장사 종목 투자를 놓고 투자자들 사이에 서로를 죽고 죽이는 싸움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증권관련 게시판 등에서는 일명 찬티와 안티들이 서로 상대방을 죽이기(?) 위해 허위사실과 명예훼손을 서슴지 않고 벌이고 있다. 이런 현상을 놓고 흑자는 비정한 주식시장이라고 하기도 하고, 또 다른 사람은 슘페터의 창조적 파괴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도 한다.

삶과 죽음의 연속이자 관계의 연속이 삶이라고 하니 이런 현상들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할 수 있다. 다만 이런 비정한 주식시장에 상처 입고 분노로 자신의 인생을 망칠 일은 아니다. 주식시장은 비정하고 비관적이지만은 않은 시장이기 때문이다.

화재로 급락했던 신규 상장사인 라이온켐텍은 급락 후 이내 반등하면서 오히려 주가는 더 상승했다. 화재로 인한 급락을 계기로 시장의 이목을 받았고 많은 투자자들이 회사 내용을 알게 되면서 단기적인 손실보다 중장기적인 전망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단기적인 악재가 중장기적인 호재로 작용하는 경우는 많이 있다. SK하이닉스 공장 화재가 오히려 반도체 수급에 심리적인 영향까지 줘 반도체 시세가 오르게 됐고, 이는 SK하이닉스에 다시 호재로 작용하기도 했다.

AI 조류독감으로 인해 닭고기주와 관련주들이 급락하지만 혹시 알겠는가, 닭고기 도살 처분으로 닭고기 공급이 줄어 가격이 올라 오히려 영업이익이 좋아질지….

불과 수개월 전만해도 일본 방사선 우려로 울상을 짓던 수산주들이 언제 그랬냐는 듯이 AI로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지 않은가.

일부 정치권들의 주장을 듣고 있다보면 우리나라는 매일이 위기고 내일이 되면 망할 것 같지만 5000년 역사 가운데 지금처럼 잘 산 적이 있었나.

주식시장도 당장 폭락할 것 같고 모든 것이 끝날 것 같이 말하지만 과거 10년, 아니 주식시장이 생긴 이후 지금처럼 코스피 지수가 높은 적이 없지 않았던가.

투자자들이여! 일희일비하지 말고 멀리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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