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속 부림사건 재판장 "난 그 영화 안본다"

입력 2014-01-07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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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변호인'의 흥행 열풍으로 새삼 주목받는 부림사건의 재판장 출신 변호사의 인생유전이 눈길을 끌고 있다.

영화 내용과 달리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피고인들을 선처했던 재판장(현재 변호사)은 그로부터 30여년 뒤 5·18 관계자들로부터 고소돼 검찰 조사를 앞두고 있다.

대구에서 활동 중인 서석구(70) 변호사는 1981~82년 부림사건에 연루된 22명 가운데 3명에 대한 재판을 맡았다.

당시 대구지법 단독 판사였던 서 변호사는 피고인 2명에게는 선고유예와 집행유예를, 나머지 1명에게는 징역 1년을 선고했다.

검찰 구형이 앞선 2명에게 징역 5년, 실형을 선고받은 피고인에게 징역 10년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가벼운 형량이다.

서 변호사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모두 무죄를 선고했으며 계엄법 위반·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만 일부 인정했다.

서 변호사는 7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피고인들의 이름을 모두 기억한다"며 "그때만 해도 나는 '좌측'으로 기울어져 있었고 피고인들이 권위주의적 정권에 대한, 순수한 민주화 세력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서 변호사는 재판 이후 대구에서 진주로 발령났다. 좌천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1983년 변호사 개업한 서 변호사는 "이런(부림사건) 판결을 했으니 살아남을 수 있을까 걱정도 됐고, 시민운동을 하고 싶은 욕구도 있었다"며 "너무 가난해 자녀 교육 등 경제적 문제도 작용했다"고 개업 이유를 설명했다.

대구에서 사무실을 개업할 때 부림사건 변호인이었던 노무현 전 대통령도 부산에서 찾아왔었으며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함께 요트를 타기도 했다고 서 변호사는 전했다.

그러나 변호사로서의 행보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노무현 정권 퇴진운동에 앞장서기도 한 서 변호사는 현재 이른바 '보수애국' 성향이라 불리는 단체를 이끌며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부림사건에 대한 판결도 잘못됐다고 자평할 정도로 그의 가치관은 바뀌었다.

서 변호사는 "운동권 변론을 하면서 남북 정권을 바라보는 그들의 시각에 회의와 환멸을 느꼈다"고 말했다.

자연스레 5·18 민주화운동과의 악연도 쌓여갔다.

서 변호사는 지난 5월 채널A '김광현의 탕탕평평'에서 "5·18 당시 38개의 무기고가 간첩 첩보에 의해 4시간 만에 털렸다. 사망한 시민군의 69%가 카빈총에 의해 사망했다"며 북한군 개입 의혹을 제기해 고소됐다.

이 사건은 광주지검에서 대구지검으로 이송돼 서 변호사는 조만간 소환 조사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서 변호사는 5·18을 폄하한 혐의로 기소된 전사모(전두환 전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임) 회원의 변호를 맡기도 했지만 이제는 정작 자신이 기소될지도 모르는 상황에 놓였다.

서 변호사는 "광주시민을 폭도로 매도하는 것은 딱 질색"이라며 "가해자가 누구인지, 진짜 피해자가 누구인지 진실을 규명하고 국민 대화합 차원에서 이뤄지는 활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채널 A 프로그램에서도 5·18로 남남갈등이 조장돼서는 안되고 국민화합의 계기가 돼야 한다는 말을 했다"며 "앞뒤가 잘린 채 편집돼 채널 A에도 항의했다"고 해명했다.

서 변호사는 영화 변호인에 대해서는 "안봤지만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관람하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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