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을 살리는 용병술]전문경영인 체제 ‘빛과 그림자’

입력 2013-09-16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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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적 리더십 자율경영 장점… 중장기 전략 수립은 어려워

▲2008년 리먼 쇼크 이후 공중분해 직전에 몰렸던 미국 포드자동차는 해결사 ‘앨런 멀러리’(사진 왼쪽)를 전문 경영인으로 영입해 위기를 벗어났다. 포드 가문의 빌 포드 주니어(오른쪽) 이사회 의장의 전폭적인 지지도 회생의 뒷받침이 됐다. 사진제공 미디어포드

전문경영인 체제는 해당 분야의 전문적인 능력을 바탕으로 합리적인 사고를 지닌 경영인에게 거대 기업의 경영전략 전반의 수립과 이행권한 등을 맡기는 일이다. 단순한 고위임원 인사가 아닌 기업의 존폐를 가름하는 중요한 열쇠이기도 하다.

때문에 이러한 ‘전문경영인’ 체제는 언제나 ‘오너 경영인’ 체제와 비교된다. 먼저 오너가 총수인 경우보다 독단적 의사결정을 막을 수 있고 보다 합리적인 경영노선을 기대할 수 있다.

민주적 리더십을 앞세워 자율경영을 추진하기도 한다. 상대적으로 오너 경영인보다 조직의 안정화를 추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나아가 조직 전체의 융화, 상하 직급간의 괴리감 상쇄, 직원들의 지향점 제시 등의 효과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전문경영인보다 오너 경영인 체제가 지속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전문경영인 체제에서 비롯되는 단점과 리스크가 실제 경영환경에서는 더 크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먼저 전문경영인은 취임 초기부터 임기가 정해져 있다.

이 때문에 자신의 재임기간 동안 일정 수준 이상의 성과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존재한다. 자연스레 기업의 내적 성장보다 가시적인 성과에 치중할 수밖에 없다.

기업의 전문경영인 체제에서는 중장기적인 전략을 앞세워 거시경제를 이끌어가기 어렵다. 투자 역시 장기적인 안목보다 실질적인 수익에 초점을 맞춘다.

그럼에도 전문경영인 체제는 초기에 적잖은 성공을 거둔다. 대부분 리스크에 직면한 상태에서 경영권을 넘겨받기 때문이다. 더 이상 나빠질 게 없을 때 등장한 만큼 과감한 구조조정과 단기 성과를 올리기도 한다.

100년 전통의 미국 포드자동차는 2008 리먼쇼크 이후 공중분해 직전까지 몰렸다. 이때 보잉 출신의 앨런 멀러리 CEO를 영입, 회생의 발판으로 삼았다. 이후 이사회 의장으로 몸담고 있는 오너 가문의 포드 주니어가 다시금 경영권을 되찾기 위한 수순을 밟고 있는 것도 좋은 예다.

학계 전문가들은 단순히 총수의 자리가 아닌 부회장, 의장 등 특정 분야에는 실질적인 업무능력을 가진 전문경영인이 더 많이 등장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들에게 의사 결정권한이 확고하게 주어지면 오너들의 단점을 상쇄시킬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하는 시각이 많다.

반면 재계는 기업 전체를 아우르는 총수의 경우 오너 경영인의 발빠른 의사결정, 강력한 리더십과 추진력 등이 불확실성을 해결할 수 있는 발판이라고 말한다.

어느 쪽이 더 유리한지 지금 당장 판단할 수는 없다. 현재 명망 높은 오너 경영인이 향후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고, 최근 수난을 맞고 있는 전문경영인들이 재계에서 빛을 볼 때가 올 수도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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