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전 대구 여대생 의문사 범인 잡혔다...스리랑카인 3명 성폭행 뒤 버려

입력 2013-09-06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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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전 대구 여대생 의문사

▲대구지검은 2013년9월5일, 지난 1998년 10월 17일 구마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여대생이 교통사고 이전에 성폭행을 당한 사실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영구 미제 사건으로 남을 뻔했던 1998년 '대구 여대생 사망사건'의 범인이 15년 만에 붙잡혔다. 범인은 당시 한국에 산업연수생으로 온 스리랑카인 3명이었다.

대구지방검찰청 형사1부는 5일 여대생을 집단 성폭행한 혐의(특수강도 강간)로 스리랑카인 K 씨(46)를 구속 기소하고 스리랑카에 머물고 있는 44세, 39세 공범 2명을 기소 중지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산업연수생이었던 이들은 1998년 10월 17일 새벽 대구 달서구의 한 대학가에서 술을 마시고 집으로 가던 정모 씨(당시 18세·대학 1학년)를 자전거 뒷자리에 태워 인근 구마고속도로 굴다리로 끌고 가 차례로 번갈아가며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K 씨 등은 성폭행 후 정 씨의 현금과 학생증을 빼앗아 달아났다. 충격을 받은 정 씨는 고속도로를 건너 불빛이 보이는 곳으로 도움을 청하려고 가다가 23t 트럭에 치여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경찰은 정 씨의 시신에 속옷이 벗겨져 있는 등 성범죄 정황이 있는데도 단순 교통사고로 처리해 유족의 반발을 샀다. 경찰은 정 씨의 직접적인 사망원인이 트럭에 치인 것이란 부검 결과에만 의존해 성폭행 여부에 대해선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던 것.

정 씨의 아버지는 딸을 잃은 뒤 생업까지 포기한 채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는 데 모든 걸 바쳐왔다. 정 씨의 유족은 지금까지 청와대와 법무부 등에 수차례 교통사고 운전자를 상대로 강간 살인 혐의로, 담당 경찰관을 직무 유기로 고소하고 진정서 등을 냈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나 각하 처분됐다.

영구 미제 사건으로 마무리될 뻔 했던 대구 여대생 의문 사망사건 수사가 재개된 것은 범인 K 씨가 2011년 11월 26일 여학생을 꾀어 성매매를 권유하다 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입건돼 검찰이 유전자(DNA)를 채취하면서 실마리가 잡힌 덕분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보관해오던 정 씨의 속옷에서 검출된 정액과 K 씨의 DNA를 비교한 결과, 일치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정 씨의 유족은 지난 5월 다시 고소장을 제출, 검찰이 재수사에 나서도록 종용했다.

붙잡힌 K 씨는 2002년 4월 한국인 여성과 결혼해 대구에서 살았으며 최근 스리랑카 식품점을 열어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K 씨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올해 8월 20일 한 여성을 모텔로 유인해 성추행한 사실도 추가로 밝혀냈다. 이 밖에 K 씨의 휴대전화에서 여성의 사진 수백 장이 발견됨에 따라 여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15년전 대구 여대생 의문사 범인이 잡혔다는 소식에 네티즌들은 "15년전 대구 여대생 의문사 범인, 천인공노할 인간들" "15년전 대구 여대생 의문사 범인, 어딜 남의 나라에 와서 그런 몹쓸 짓을..."이라는 등의 분노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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