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완화와 재정지출 확대가 근간인 ‘아베노믹스’를 추진하는 일본은 최근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선 미국과는 상황이 달라 당장 경기부양책을 줄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아베노믹스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는 데다 구로다 효과의 한계가 나타나는 등 부작용도 잇따르고 있어 일본 정부에 적잖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그 결과 달러·엔 환율은 103.73엔까지 치솟고 닛케이 평균 주가는 1만5942선까지 오르는 등 연일 최고 수준을 갈아치웠다. BOJ 발표 전날의 종가에 비해 엔화는 11% 하락했으며 주가는 28% 급등했다.
그러나 일본 장기금리의 대표적 지표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속적 상승세를 보이며 1%까지 치솟았다. BOJ의 금융완화책으로 국채 금리가 하락(채권가격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역주행하고 있는 셈이다. 장기금리의 상승은 주택담보대출과 기업대출 금리를 끌어올려 일본 경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시장에서는 구로다 총재의 리더십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BOJ는 6월 11일 이틀간의 정례 금융통화정책회의를 통해 기존 경기부양책을 유지키로 했지만 기대를 모았던 국채시장 안정화 대책은 내놓지 않아 금융시장의 혼란을 더욱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발 양적완화 축소 리스크가 금융시장을 강타하면서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주가는 급등락을 반복하고 엔화 가치는 다시 상승해 구로다 총재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
후지타 쇼고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일본채권 수석전략가는 “물가 선행지표인 도쿄지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달 상승세로 돌아서는 등 실물경제에서는 아직 구로다 효과가 유효하다는 평가도 있다”면서 “그러나 임금 상승세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파장 등 두고봐야 할 변수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엔저로 인한 연료 수입대금 상승, 중소기업들의 원자재 수입 부담 증가 등 잘나갈 때 부각되지 않았던 아베노믹스의 부작용까지 점차 드러나면서 BOJ가 추가 부양책을 시행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