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주택 가격공시] 대치은마 76㎡ 재산세 43만원 줄어

이촌동 ‘빌라맨션’, 종부세 대상 제외돼 보유세 135만원 감소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하락하면서 유주택자들의 보유세(종합부동산·재산세)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지역·가격·면적별로 공시가격 변동 폭이 다른 만큼 세 부담 변화도 보유주택에 따라 상이하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29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지난해 대비 4.1% 하락했다.

평균 감소 폭만 놓고 보면 줄어드는 세금 감소 폭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토지정보시스템의 세액 산출 프로그램(탄력세율 및 세부담상한 미적용)으로 계산한 결과 지난해 4억원짜리 아파트가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평균 하락치(4.1%) 만큼 떨어져 3억8360만원이 됐다고 가정해보면, 재산세(지방교육·도시계획세 포함)는 지난해 약 73만원에서 올해 약 67만원으로 6만원 가량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령자 장기보유 공제가 적용되지 않는 만 60세 미만 5년 미만 보유자를 기준으로 산정한 금액이다.

한주희 KB국민은행 세무사는 “제산세액은 주택 공시가격에 공정시장가액비율인 60%을 곱하고, 여기에 4단계 누진세율(0.1%~0.4%)을 곱해 산출되는 구조여서 공시가격이 1000만~2000만원 움직였다고 가정하면 재산세액 변동은 5만원 안팎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부동산 침체로 가격이 많이 하락한 일부 아파트들은 재산세도 큰 폭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서울 강남구 대치은마 76.79㎡는 지난해 6억3100만원에서 올해 5억1600만원으로 18.23% 하락했다. 이에 따라 재산세는 159만1000원에서 116만4000원으로 43만원 가까이 줄게 됐다.

서울 성동구 왕십리모노퍼스 주상복합 124.46㎡는 지난해 7억500만원에서 올해 5억2800만원으로 25.11% 하락했다. 이에 따라 재산세는 186만6000원에서 120만8000원으로 66만원 가량 줄게 됐다.

게다가 소유 주택이 지난해까지 종합부동산세 대상에 포함됐다가 올해 제외됐다면 보유세는 대폭 줄어든다.

2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6억원 초과 주택은 18만886가구로 전년 24만2087가구보다 6만1451가구(25.3%) 감소했고, 9억원 초과 주택은 5만2180가구로 전년 7만3789가구보다 2만2109가구(29.3%) 줄었다.

종부세는 △개인합산 6억원 이상의 주택을 소유한 다주택자 △9억원 이상 주택을 소유한 1가구 1주택자에게 부과된다.

이에 따라 종부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이 대폭 늘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9억원 이상이었다가 올해 9억원 미만으로 떨어진 주택 소유자(1가구 1주택자)는 올해 종부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일례로 서울 용산구 이촌동 빌라맨션 전용면적 229㎡는 지난해 10억4800만원에서 올해 7억8500만원으로 공시가격이 25.1% 하락했다. 이에 따라 재산세 216만4000원만 내고 종부세는 내지 않아도돼, 보유세 부담이 지난해 351만2000원(재산세 314만3000원, 종부세 36만9000원)보다 134만8000원이나 줄게 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시가격 6억·9억원 초과 주택이 이처럼 대폭 감소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올해 종부세 납세액 역시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