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참 각별한 나의 첫 직장- 채명기 오뚜기 경영개선팀 사원

입력 2013-04-03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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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기 오뚜기 경영개선팀 사원
난 어려서부터 지고는 못 살았다. 이러한 성격 때문에 나 자신을 위태롭게 하는 반면, 강하게도 만들었다.

2010년 여름은 유난히도 무더웠고, 겨울은 눈물 나도록 추웠다.

대학 4학년인 난 취업을 하기 위해 꼭두새벽부터 하루를 시작했다. 앞은 보이지 않고, 밥은 왜 먹어야 하는지도 몰랐다.

아마도 남들 취업 준비할 동안 해병전우회다, 졸업준비위원회다 하는 외부 활동에 빠져 더 어려웠는지도 모르겠다.

하늘은 노력하는 자를 배신하지 않는다고 했던가. 그렇다. 이때, 하늘은 배신하지 않고 내게 현실이라는 매우 무서운 선물을 주셨다.

1년여간 교제한 여자친구의 임신 소식은 마치 누군가 내 머리를 망치로 내려찍는 느낌이었다. 순간, 나의 행동은 그녀를 안심시키고 있으면서, 눈은 왜 자꾸 땅을 향했는지 모르겠다. 누군가는 철없다고 손가락질 하겠지만, 난 아이를 낳자고 했다.

마침내 결혼을 결정하고 나서는 모든 문제가 미분, 적분이었다. 양가 부모님에게서의 결혼 승낙도 새로운 도전이었고, 보통 반년 걸려 하는 결혼 준비를 두 달 안에 해결해야 하는 것도 임무였다.

그것도 취업을 위해 한창 영어점수 올리고, 자기소개서 및 면접 준비를 하고 있을 때 말이다. 그러나 나는 현실과 타협하고 싶지도 않았고, 절대로 지기 싫었다.

아직 학생 신분으로 장인어른을 찾아가 빈틈을 보이지 않기 위해 눈 부릅뜨고 딸을 달라고 소리질렀다. 다음날 바로 지방에 내려가 부모님을 찾아갔던 순간은 말하고 싶지도 않다.

그렇게 점점 배가 불러오는 아내를 위해 서둘러 9월에 결혼식을 올렸다. 신혼여행?

난 다음날 아침 바로 토익시험 보러 갔다. 이것이 현실이다. 신혼여행도 못 간 불쌍한 우리 아내, 그동안 못 해준 거 두 배로 해준다고 하는 학생 말만 듣고도 내게 시집을 와준 멍청이.

그러나 홀로 상경해 13년을 살다가 반려자를 만나 아침을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했다.

그러한 기쁨도 잠시 난 앞으로 태어날 딸과 와이프를 위해 더욱 열심히 뛰어다녔다. 매일 스터디 모임을 통해 모의 면접 및 자기소개서를 점검하고, 내 스스로를 남들보다 더 빛내기 위해 노력했다.

하늘도 내 뜻을 알았는지 이번에는 취업이라는 선물을 주셨다. 오뚜기에서 나~를 알아보고 손을 내민 것이다. 무엇보다 인연을 소중히 생각하는 나로서는 오뚜기에 내 모든 것을 걸고 싶고, 존재감 있는 인재가 되고 싶었다.

난 이제 자랑스런 오뚜기의 신입사원이다. 그동안 절벽 끝에 매달린 소나무처럼 처량한 생활도 막을 내린 순간이다. 나의 소중한 직장에 그 누구보다도 각별하지 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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