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되려고 10년간 공부했는데 학위 취소?”

입력 2013-01-22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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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의대 졸업생 134명, 면허 박탈 위기

교육과학기술부가 서남의대 출신 졸업생 134명에 대해 학위를 취소하겠다고 밝혀 파장이 일고 있다.

22일 교과부의 특별감사 결과에 따르면 서남의대는 2009년 1월부터 2011년 8월까지 부속병원 외래 및 입원환자가 부족해 의대생들의 실제 임상실습 시간이 8034시간에 불과했지만 총 1만3596시간을 진행한 것으로 교과부에 부풀려 보고했다.

또 부속병원이 인턴과정 수련병원 지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음에도 임상실습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등 불법이 적발됐다고 밝혔다.

문제의 발단은 교과부가 실제 임상실습학점 이수기준 시간을 미충족한 의대생 148명에게 부여한 학점을 취소하고 이에 따라 졸업 요건을 갖추지 못한 134명의 의학사 학위를 취소하면서부터다.

법적으로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의학사 학위가 필수 조건이므로 134명의 졸업생들이 의사 면허가 박탈될 수 있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의사 면허가 취소될 경우 지금까지 환자를 상대로 해왔던 의료행위들이 불법으로 간주돼 환자들로부터 의료 소송이 제기될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취재 결과 이들은 서남의대 10~12기 졸업생들이며 대부분이 국가고시를 거쳐 의사면허를 소지하고 대학병원에서 전공의로 일하고 있다. 일부 졸업생은 공보의로 군복무 중인 상황이다. 이들은 10년 동안 의사가 되기 위해 한 길을 걸어왔는데 순식간에 물거품이 됐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 대학병원 재활의학과에서 전공의로 일하고 있는 최모 씨는 “허가된 학교에서 등록금을 내고 교과 규정대로 따랐을 뿐인데 황당하다”면서 “실습 자체는 부족하다고 느꼈지만 실습 파견 일수를 얼마나 채워야 하는지 알 수 없었고 다른 학교랑 비교할 생각도 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아무것도 모르고 학교에서 공부한 학생들이고 피해자”라고 언급했다.

대한의사협회는 교과부의 의대 졸업생 의학사 취소 조치 방안을 전면 백지화하고 부실의대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협회 차원에서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송형곤 의협 대변인은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하지만 처음 인가를 내주고 평가를 담당했던 기관이 직무유기를 한 것이며 애꿎은 학생들에게 피해가 가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밝혔다.

교과부는 부실의대에 대한 감사만 진행했을 뿐이며 의사면허와 관련된 부분은 보건복지부 소관이라며 공을 넘겼다.

교과부 관계자는 “우리는 수업과정이 제대로 됐는지 사실관계만 파악한 것이며 조만간 복지부에 결과가 통보되면 면허 취소 등 사후적인 절차는 복지부에서 밟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면허 취소까지 가지 않고 부족한 실습 시간을 보충하는 것으로 대안이 마련된다 하더라도 인턴과 전공의를 거치며 실제 환자를 상대로 실전을 하고 있는 졸업생들에게 다시 선배 의사들의 의술을 지켜보는 실습을 하도록 하는 것도 이치에 맞지 않는 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해당 졸업생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비대위를 구성하고 오는 26일 서울에서 50~100명 가량이 모여 추후 대응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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