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대첩, ‘남탕’속 기업 홍보맨들의 즐거운 비명(?)

입력 2012-12-24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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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는 마련됐고 홍보만 하면 되죠.”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광장에서 열린 ‘솔로대첩’의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

이날 남녀 약 3500명(경찰추산)이 행사에 참가했으나 남성이 여성보다 월등히 많아 계획했던 커플 성사는 가뭄에 콩나듯했다. 경찰은 남·여 비율이 9대 1로 추산할 정도로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아‘남탕’을 연상케했다. 때문에 참가자들의 불만이 곳곳에서 터져나오며 행사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흐지부지 끝났다.

이날 행사는 로맨스를 기대하는 솔로들을 위해 열렸지만 흥한 쪽은 따로 있었다. 바로 홍보를 위해 나온 사람들.

애플리케이션 벤쳐기업가인 4명의 대학생들은 광장 한 가운데에서 의사 가운을 입고서 한창 마케팅에 열을 올렸다.

굿닥(goodoc) 비즈니스 본부 주민수(28) 과장은 “의료정보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벤처기업인데 마케팅비용이 없어 이 자리에 나왔다”라고 소개했다. 이들이 만든 앱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국책 사업에 선정돼 내년 1월 중국에도 진출한다.

팀원인 김선영(22)씨는 옆에서 “의료정보 앱이라 생소하게 들리겠지만 솔로들이 가장 필요한 게 무엇이겠어요? 바로 이뻐지는 것! 보톡스, 점빼기 등 모든 정보를 한 번에 찾을 수 있어요!”라고 재치있는 홍보를 이어갔다.

커플 성사를 위해 몰려있는 사람들 사이로 수갑(?)을 판매 중인 젊은이들도 보였다. 의류 브랜드 ‘GLAM VILLE’을 운영하는 권성택(34)·김진우(30)씨는 수갑판매라는 이색 홍보로 자신의 브랜드를 알렸다.

권씨는 “개인 의류브랜드를 운영하는데 오늘 사람이 많이 모인다길래 광고도 하고 행사도 즐길겸 나왔다”라고 말했다. 그의 파트너 김씨도 “아침에 사전 답사 차 나왔는데 돈 쓰는 분위기가 아니라 홍보하면서 같이 즐기고 있다”고 했다.

인디밴드 ‘밴드 리로트’ 멤버들도 이날만큼은 무대를 버리고 성가대 복장으로 홍보에 나섰다. 말 가면을 쓴 보컬 김핑크(30)씨에게는 사람들이 함께 사진을 찍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베이스 성욱(30)씨는 “신촌과 홍대에서 공연을 하지만 인지도가 높지 않아 직접 음악을 들려주기 위해 나왔다”라고 행사 참여 이유를 밝혔다.

반면, 행사의 주인공격인 솔로들은 남녀를 불문하고 서성거리기 일쑤였다. 남자들은 소극적으로 광장을 배회했고 여자들은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한 트위터리안이 올린 “지금 여의도 광장엔 남자와 경찰, 비둘기 밖에 없다”는 멘션이 말해주듯, 이날 열린 행사 참가자의 7할은 남자요, 1할은 구경꾼, 1할은 경찰, 나머지 1할은 기자들과 홍보를 위해 나온 이들이었다.

친구와 함께 온 이성유(18)군은 “너무 아닌 것 같다. 질서도 없고 여자들도 안 보이고, 주최측 준비도 부족하다”라고 지적했다.

빨간 코트와 목도리를 두른 노희정(20)씨도 “원래 계혹했던 행사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고 남자들이 적극적이지 않아 아쉽다”라면서도 “크리스마스이브 때 이런 행사가 있다는 것이 신선하다. 진행만 잘 된다면 재미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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