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사퇴… 박근혜 vs 문재인 양자구도 재편

입력 2012-11-23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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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가 대통령 선거를 26일 앞두고 후보직을 전격 사퇴하면서 야권 단일후보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확정됐다.

문·안 후보가 단일화 룰 협상 과정에서 이전투구 양상까지 보여 파행될 우려마저 쏟아졌지만, 예상을 깨고 안 후보는 23일 저녁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정권교체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며 후보직을 내려놨다.

안 후보는 “제가 대통령이 되어 새로운 정치를 펼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치인이 국민 앞에 드린 약속을 지키는 것이 그 무엇보다 소중한 가치”라며 “이제 단일후보는 문 후보다. 그러니 단일화 과정의 모든 불협화음에 대해 저를 꾸짖어 주시고 문 후보에게는 성원을 보내달라”고 주문했다.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박원순 후보에게 양보한 이후 대형 선거에서만 벌서 두 번째 양보다.

문 후보는 안 후보의 사퇴 직후 “정치혁신과 새정치에 대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며 “안철수 후보의 진심과 새로운 시대를 향한 염원을 정권교체를 통해 반드시 이루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의 사퇴에 따라 이번 대선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문 후보 간 양자구도로 치러지게 됐다. 새누리당의 재집권이냐, 정권교체 5년 만에 민주당의 정권 재탈환이냐, 주사위는 던져졌다.

그간의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양자대결에서 박 후보가 약간의 우위에 있지만, 일부에선 문 후보가 박 후보를 앞서는 결과가 나오는 등 오차범위 내 박빙의 승부를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문·안 후보 간 단일화의 시너지 효과다.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두 후보의 단일화에 따른 시너지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안 후보를 지지했던 중도층과 중도보수층 상당수가 박 후보 지지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단일후보가 된 문 후보의 지지율은 문·안 후보의 지지율을 더한 것에 크게 못미칠 것이란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정책에서도 이견 차가 있었고, 단일화 과정에서 양 측이 감정싸움을 벌이면서 서로에게 적지 않은 상처도 안겨줬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 또한 반감될 것이란 설명이다.

신율 교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미 아름다운 단일화가 안됐기 때문에 야권 지지층을 제외하고 안 후보를 지지했던 중도·중도보수층이 박 후보 쪽으로 다 빠져나갈 것”이라며 “박 후보가 확실히 우위에 서게 됐다”고 평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분석 실장은 “이번 대선은 51:49 싸움이어서 두 후보의 지지층 가운데 일부 이탈이 있을 경우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도 “안 후보 지지자의 60∼70%는 문 후보 쪽으로 옮겨가고 10% 정도는 박 후보 쪽으로 갈 것으로 본다”면서 “나머지 20%는 아예 투표장에 안 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섣불리 결과를 예측하긴 이르다. 안 후보가 앞으로 대선에서 어떤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선거 양상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단일화 효과가 크게 나타나지 않는다 하더라도 안 후보가 문 후보와 함께 공동유세로 박 후보를 압박하는 전선을 취할 경우 부동층과 중도·중도보수층을 문 후보가 재흡수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가운데 박 후보와 문 후보가 모두 25일 후보 등록을 마칠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로 등록하면 본격적인 본선 선거운동이 시작된다.

박 후보는 ‘여성대통령’ ‘준비된 대통령’ 등을 전면에 내세워 여성과 젊은층을 집중 공략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맞선 문 후보는 당분간 지지층 이탈을 막기 위해 조직정비와 지지층결집에 주안점을 둔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측면에선 ‘박정희’ 대 ‘노무현’ 프레임으로 선거가 치러질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양 측의 검증 공방도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는 정수장학회 문제와 유신 등 과거사, 경제민주화 후퇴 등이 공격 대상이고, 문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과 부산저축은행 과다수임 등으로 곤욕이 예상된다.

한편 새누리당은 안 후보의 갑작스런 사퇴에 적잖이 당황하면서도 야권 단일화에 대한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안형환 대변인은 “새로운 정치를 표방한 안 후보의 후보 사퇴를 유감으로 생각한다”면서 “정치쇄신에 대한 안철수식 실험노력이 민주당의 노회한 구태정치의 벽에 막혀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절하했다.

안 대변인은 “그동안 국민을 혼란스럽게 한 후보사퇴 협상이 안 후보의 중도 사퇴로 일단락되면서 ‘안개정국’이 걷히게 된 것은 늦었지만 다행”이라며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는 앞으로 안 후보가 말해온 정치쇄신과 국민대통합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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