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재계 라이벌 열전]이노션월드와이드 정성이 고문

입력 2012-07-09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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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경영인 소리없이 돕는 '숨은 그림자'…인재경영 중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장녀인 정성이 이노션월드와이드 고문은 외부로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어머니처럼 말단사원까지 잘 챙기는 자상함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현대기아차의 신차 발표회는 물론 해외 모터쇼에도 빠짐없이 참석할 정도로 일에 대한 열정도 대단하다. 조용하면서도, 현장을 꼼꼼히 챙이며 이노션의 마케팅과 광고 영향력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 전업주부에서 경영인으로 변신= 1962년생인 정성이 고문은 1985년 이화여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그해 9월 저명한 정형외과 의사이자 영훈의료재단을 설립한 고 선호영 박사의 아들 선두훈 대전 선병원 이사장과 결혼했다.

그 후 20여 년간 전업주부로 선 이사장을 내조하던 정 고문은 지난 2003년 모친인 고 이정화 여사와 함께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이사를 맡으며 경영에 입문했다.

2005년에는 현대차그룹이 설립한 광고대행사 이노션의 고문을 맡으며 광고 비즈니스 세계에 뛰어든다. 이 때부터 실질적으로 자신의 존재를 재계에 알렸다고 할 수 있다.

정성이 고문은 이노션에서 편안한 어머니 같은 역할을 한다. 이노션의 인테리어, 사내복지 등을 꼼꼼한 손길로 챙기고 사내 식당, 카페 등을 만들어 직원들이 마음 편히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온돌방 형태의 편안한 회의실을 만드는 등 광고 회사 고문 답게 고정관념을 깬 창의력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전문경영인을 뒤에서 지원하고 있지만 인재를 뽑는 데는 주저없이 앞장 선다고 한다. 신입사원 면접 때는 종종 면접관으로 나타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바로 정 고문의‘사람 중심의 인재 경영론’이다.

광고 회사는 제조 회사와 달리 설비 투자 비용이 거의 없다. 오로지 사람이 만들어 내는 독창적 아이디어에서 이익을 창출한다. 이 때문에 기업의 미래는 우수 인재에게 달려있다는 게 정 고문의 생각이다. 특히 능력있는 여성 인력에 대한 애정이 깊다는 후문이다.

정 고문은 창의적인 기업 문화가 필요하고 이것이 회사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발상을 바탕으로 다양한 자기계발 프로그램도 만들었다.

2007년부터 직원들을 대상으로 ‘크리에이티브 어드벤처’라는 프레젠테이션 경연대회를 열고 있는 것. 직원들이 2인1조로 팀을 구성해 특정 지역을 두고 탐방계획서를 제출한 후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실제로 그곳을 여행할 1~2팀을 선발하는 것이다. 비용은 물론 회사에서 전액 지원한다. 대신 돌아올 때는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결과물을 가져와야 한다.

또 이노션 해외 법인 사원들을 한국에 초청, 우리나라 문화와 정서를 이해하는 등 인재 육성과 글로벌 입지를 주력해왔다. 이런 모습들이 임직원들의 창의력 발현은 물론 애사심 제고에도 큰 힘을 발휘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성이 이노션월드와이드 고문은 20년 전업주부에서 경영인으로 변신한 후 남다른 섬세함과 창의력으로 이노션을 세계적인 광고회사로 키워나가고 있다.
◇전문경영인을 조용히 돕다= 정 고문은 박재범 초대 이노션 대표이사와 제일기획 연구소 소장 출신의 박재항 마케팅본부장을 직접 영입하는 등 준비 단계부터 이노션의 밑그림을 그렸다.

정 고문은 특히 전문경영인들을 지원사격하는 ‘보이지 않는 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이노션을 명실상부한 국내 2위 업체로 끌어올렸다.

박재범 이노션 전 대표는 광고업계의 대표적인 전문가 중 하나다. 광고업계에선 박 전 대표를 비롯해 금강기획, 대홍기획 출신의 ‘에이스’가 이노션으로 대거 이동한 덕에 단기 간에 회사 기반을 다졌다고 분석한다.

박 전 대표에 이어 2007년 김영일 전 현대·기아차 디자인센터장(상무)이 두번째 대표에 올랐다. 당시 현대차그룹 안팎에선 디자인 전문가가 이노션을 맡은 것에 대해 매우 이례적으로 받아들였지만 이는 현대기아차의 ‘디자인 경영’과 맞물린 인사였다고 해석된다.

김 상무가 이노션으로 자리를 옮긴 후 현대·기아차의 마케팅과 광고 및 홍보 역량을 글로벌 차원으로 높였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현대기아차 상품전략총괄본부 전무 등의 경험을 통해 국내외 다양한 신규 광고주를 끌어들인 결과 이노션은 설립 2년 후 매출이 급신장했고 업계 2위 자리에까지 올랐다.

이노션의 현대차그룹 의존도도 크게 줄었다. 이노션 설립 초기에는 인하우스에이전트의 특성 상 현대차그룹 의존도는 100%에 가까웠다. 하지만 2007년과 2008년에 걸쳐 절반 수준으로 내려가면서 자생력을 갖추기 시작했다.

광고 전문가가 이노션의 기반을 다졌다면 디자인 전문가가 미래 성장의 틀을 짰다는 얘기다.

정 고문은 그동안 두명의 대표이사와 함께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 등 현지를 찾으며 글로벌광고사로의 터를 닦았다. 이노션 대표이사를 비롯해 임직원들을 꼼꼼하게 뒤에서 돌보며 호흡을 맞췄다.

현 안건희 대표이사 역시 현대차 출신이다. 현대차 미국, 중남미, 태평양 본부 등을 거친 해외통으로 마케팅 전략실장(이사)을 거쳐 해외사업부장을 역임했다. 이노션의 글로벌화를 앞당기기 위한 최적의 카드라는 평이다.

정 고문은 전문경영인과 호흡을 맞추면서 자기 고유의 역할도 십분 수행한다. 물론 인사권 및 주요 결정사항을 밀어 부치기 보단 전문경영인과의 충분한 협의를 통해 결정을 내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노션, 세계무대에 당당히 등장하다= 정성이 고문의 경영능력 평가에 대해서는 ‘A’라는 평을 받을 만 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현재 이노션은 제일기획에 이어 광고업계 2위자리에 안착했으며 연간 광고취급액이 2조원을 훌쩍넘어 3조원 시대 안착에 도전 중이다.

특히 이노션은 지난달 23일(프랑스 현지시간) 폐막한 세계 최대 광고축제 ‘칸 라이언즈 국제 크리에이티비티 페스티벌’(칸 국제광고제) 개막식과 폐막식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이노션은 이번 칸 국제광고제에서 전 세계 15개 법인에서 모인 50여명의 인력으로 개막식·폐막식 특별만찬(갈라)의 기획 및 진행을 담당했다. 파티 형식으로 진행된 이번 갈라에서 이노션은 국내 기업 최초로 후원을 맡았다. 창립 이래 처음으로 이 광고제에서 세미나도 개최했다.

세미나에서는 현대자동차 ‘벨로스터’의 미국 론칭 캠페인인 ‘리 제너레이션 뮤직 프로젝트’를 두고 음악과 영화 등을 통한 문화캠페인을 분석하는 자리를 가졌으며, 토론자로는 세계적인 음악 프로듀서 마크 론슨과 닉 데이비지 등이 참여했다. 또 마이크로소프트와 공동으로 비치클럽 콘서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노션은 이번 광고제에서 동상 5개를 수상하며 창립 7년 만에 처음으로 칸 광고제 본상도 받았다. 리 제너레이션 뮤직 프로젝트에선 콘텐츠를 통해 소비자에게 효과적인 마케팅 메시지를 전달한 광고에 수여하는 ‘브랜디드 콘텐트&엔터테인먼트 부문’을 수상했다. 현대자동차 아제라(국내 모델명 그랜저) 인쇄광고, 홈플러스와 굿네이버스가 손을 잡고 기획한 ‘러브파킹 캠페인’ 등으로도 상을 받았다.

※정성이 이노션 고문 약력

1962년 9월 서울 출생

1985년 2월 이화여대 행정학과 졸업

2003년~현재 해비치리조트 이사, 해비치호텔앤리조트 전무

2005년 5월~현재 이노션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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