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보양의 세계]땀이 줄줄~몸이 축~힘 좀 내셔야죠!

더위에 몸도 마음도 지치는 계절…"속 따뜻해야 입맛 살고 기운난다"

폭우와 무더위가 교차하며 몸과 마음이 지치기 쉬운 여름이다. 여름철에는 땀을 많이 흘리고 열대야로 인해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는 경우가 잦다.

또한 냉방기를 사용하면 외부와의 온도 차이가 커지고 몸의 생리현상 균형이 잘 깨지기 때문에 쉽게 지치고 피로해진다. 이때는 몸의 기를 보충해줄 적절한 보양식을 먹는다.

▲무더운 여름철 보양식으로 삼계탕이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26일 서울 용산구 원효로의 한 식당에서 시민들이 점심식사로 삼계탕을 먹고 있다. 노진환 기자 myfixer@

특히 우리나라 여름 보양식의 개념은 ‘이열치열(以熱治熱)’이다. 때문에 한국 사람은 예부터 여름철이면 보신탕이나 삼계탕을 먹고 더위를 이겨냈다.

한방에서는 여름이면 나무나 풀이 울창하게 피어나는 것처럼 몸의 양기가 바깥으로 나오고, 음기는 뱃속 깊숙한 곳에 숨는다고 한다. 여기에 여름에는 찬 음식을 많이 먹기 때문에 몸속은 점점 차가워지게 된다.

속이 차가우면 소화기능이 떨어지고, 설사도 잦아지기 때문에 몸의 기운이 점점 떨어지고 저항력도 약해지게 된다. 그래서 뜨거운 보양식을 먹고 뱃속을 따뜻하게 해야 질병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보양식으로 개고기나 닭고기를 먹는 것은 단백질 보충의 의미도 있지만, 의학적으로는 뱃속을 따뜻하게 하기 위해서다.

‘동의보감’에서 개고기는 성질이 따뜻하고, 맛은 시고 짜며, 오장을 안정시키고 몸의 허약한 것을 보충하고 혈맥을 튼튼하게 하는 작용이 있다고 했다.

닭고기도 성질이 따뜻하고, 오장을 안정시키며, 몸을 따뜻하게 하는 식품이다. 그래서 보신탕이나 삼계탕을 먹으면 속이 따뜻해지면서 기운이 생기고, 더위를 이길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다고 한다.

▲한낮 30도를 웃도는 26일 무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기 위해 시민들이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의 한 보신탕집을 찾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한 전문가는 “실제로 여름은 흘리는 땀방울 만큼이나 체력소모가 많은 때”라며 “연중 몸을 보하기 가장 어려운 계절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름 보양식은 한번 먹었다고 해서 갑자기 몸이 좋아지는 명약은 아니지만 더위에 지쳐 잃어버린 입맛을 되찾아주는데는 특효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여름 보양식은 대부분 고단백, 고지방, 고칼로리 음식이라는 것이다. 자칫 잘못하면 보양식을 안 먹느니만 못하게 된다.

고기라고는 명절 때나 구경하던 어려운 시절에는 기름기 흐르고 특유의 향미가 진동하는 단백질 음식이 귀한 음식으로 보양식 대접을 받았다.

하지만 현대인은 사시사철 이미 충분한 단백지로가 지방을 섭취하고 있고, 그로 인해 다양한 건강상의 문제들에 노출되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과도한 고단백, 고지방 음식의 보충은 건강의 문제를 악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가장 즐겨먹는 보신탕, 삼계탕은 혈압이 높은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 국물이 많은 음식을 먹는 경우 국물에 녹아있는 많은 양의 소금을 모두 먹게 되므로 건더기 중심으로 먹고 국물은 줄여 먹는 것이 여름 보양식을 건강하게 먹는 방법이다.

다른 전문가는 “아무리 좋은 음식도 몸에 맞지 않으면 독이 된다”며 “특히 만성 질환자들은 기운이 딸리거나 속이 허하다고 함부로 아무 음식이나 먹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