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경의 세계로]신나는 축제 긴축올림픽 "No"

입력 2012-06-18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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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경 국제경제부 차장

지구촌 최대 축제인 하계 런던올림픽 개막일이 39일 앞으로 다가왔다.

개최국인 영국 경제가 37년 만에 더블딥에 빠지면서 축제의 흥이 깨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앞선다.

영국은 지난 1분기까지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하며 1970년대 이래 첫 더블딥에 빠진 상황.

지난 2005년 제117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2012 하계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될 때와 경제 상황이 판이하다.

7년 전 런던이 2012 하계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됐을 무렵만 해도 영국은 전례없는 호황기였다.

이는 토니 블레어 당시 총리가 국가 브랜드화 전략으로 내세운 ‘쿨 브리태니아(cool britannia, 멋진 영국)’라는 슬로건과 맞물리면서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되는데 손색이 없었다.

그러나 호사다마라고 했다.

불행의 전조는 그 직후부터 불거졌다.

런던이 2012 하계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된 다음날인 7월7일 지하철 폭탄 테러로 52명이 희생되는 참사가 발생해 세계가 충격에 빠졌다.

2007년 10월에는 블레어 총리가 10년 간의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기가 무섭게 미국발 금융위기가 영국을 강타했다.

이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이번에는 최대 무역 상대지역인 유럽이 재정위기로 휘청거리면서 급기야 영국 경제를 침체로 몰아넣었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이달 초 즉위 60주년 기념행사에서 더블딥에 빠진 경제를 살리기 위해선 “정부의 재정적자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1997년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사망 직후 대중에게 한 첫 공식 연설 내용치고는 이례적이었다.

영국 집권 보수당은 2년간 계속되는 긴축 정책 탓에 지방 선거에서 패배의 쓴 맛을 보기도 했다.

하필 이런 긴축 재정의 시기에 런던에서 하계 올림픽이 열린다.

앞서 영국은 1948년 14회 하계 올림픽을 ‘긴축 올림픽’으로 치러 빈축을 샀다.

2차 세계대전 직후 열린 터라 재정적인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당시 올림픽 예산은 75만파운드(약 13억5663만원).

선수촌에 배급되는 쇠고기가 모자라 고래고기로 대체하고 부족한 숙소도 학교를 개조해 제공했다고 한다.

하지만 축제는 축제다워야 한다는 생각이다.

아무리 사정이 궁핍해도 전세계인의 축제를 긴축 올림픽으로 망치지는 말자는 것이다.

이번 올림픽 예산은 2007년 정한 93억파운드에다 이번 조직위원회(LOCOG)가 22억파운드를 추가했다.

전에 비하면 호사지만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중국이 쓴 670억달러(약 77조원)에 비하면 새발의 피다.

이미 카운트다운은 시작됐다.

7월27일부터 시작되는 4주간의 지구촌 축제에 조만간 205국에서 1만5000명이 넘는 선수가 영국을 찾는다.

영국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신음하는 40억 지구인들에게 각본없는 감동의 드라마를 선사하길 바란다.

경기는 더블딥에 빠졌어도 2회 연속 긴축 올림픽이었다는 평가는 면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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