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볼모로 반기든 은행들

입력 2011-08-19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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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가계대출 잔액은 275조, 전월대비 0.6% 늘어

일부 시중은행들이 애꿎은 고객들을 볼모로 가계대출을 중단에 나섰다. 금융당국의 종합대책발표 이후에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완화되지 않은 데 따른 조치라고 하지만 갑작스런 조치로 인한 혼란은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다.

사전예고 없었던 은행들의 통보에 자금이 필요한 대출자들이 선택의 여지없이 2금융권이나 사금융권을 택해야 하는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는 우려에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신한은행을 비롯한 농협은 지난 17일부터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을 중단했다.

신한은행은 신용대출과 만기 일시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을 중단했고 우리은행은 가계대출에 대한 본부 심사를 강화하면서 생활자금용 주택담보대출, 주식담보대출 등 신규대출을 중단했다.

농협은 당초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모기지론 등 대부분의 가계대출을 중단키로 했으나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해 본부승인을 통해 대출을 허용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이 같은 은행들의 갑작스런 조치는 가계부채종합대책 이후에도 줄지 않은 가계대출 증가세가 발단이 됐다. 여기에 최근 미국 신용등급 하향 여파로 국내 주식시장이 약세를 면하지 못하자 고객들이 대출자금을 주식에 투자하려는 경향이 나타나자 은행들이 특단의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실제 은행들의 가계대출 증가세는 5월을 기점으로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총 가계대출 잔액은 275조0860억원으로 이는 전월대비 0.6% 늘어난 수준이다. 금융당국이 국내총생산(GDP) 예상 증가율을 고려해 은행 가계대출 증가율을 전월대비 0.6% 이하가 적당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던 점을 고려할 때 가까스로 기준에 턱걸이한 셈이다. 지난 5월과 6월의 경우 전월대비 증가율은 각각 0.90%, 0.80%를 기록해 1%에 근접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출중단 또는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우리·신한·하나은행과 농협의 가계대출은 눈에 띄는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 5월기준 전월대비 가계대출 증가율을 보면 우리은행 0.85%, 신한은행 1.25%, 하나은행 0.65%로 각각 집계됐다. 농협의 경우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가계대출 증가율이 1%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은행권 관계자는 “시장에 경고를 주는 차원이라고 생각한다”며 “주식이 폭락하면서 대출자금을 통해 부동산과 주식에 투기를 하는 것을 차단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서정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매월 만기가 돌아오는 여신으로 자동 감소 부분이 있을텐데 이번 조치 내용들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현재 가계부채 연착륙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심사 강화는 필요하지만 실수요자들이 비은행권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은 경계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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