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면산 산사태는 '예고된 人災'

입력 2011-07-2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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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도 초사, 돌 쏟아져 호수공사 진행조차 못해

서울을 초토화 시킨 수해의 주요 원인은 짧은 시간동안 일부 지역에 쏟아진 집중호우와 이를 이기지 못해 발생한 산사태 때문이었다.

시간당 최대 100㎜의 폭우가 서울 관악구, 서초구, 강남구 등 한강 이남 일부 지역에 집중적으로 폭우가 쏟아지면서 인근 지역을 물바다로 만든 가운데 워낙 지반이 약했던 우면산 자락 여러 곳이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예상치 못한 인명피해를 냈다.

◇관악·서초·강남에 집중 호우 = 서울 한강 이남 지역에 27일 오전 6시부터 9시까지 3시간 가량 쏟아진 폭우가 서울 강남과 서초, 관악 등 일부지역의 운명을 갈랐다.

관악구 신림동 소재 기상 관측 장비에는 이날 오전 6시부터 9시까지 3시간 동안 202㎜의 폭우가 쏟아진 것으로 측정됐다.

오전 6시부터 7시까지 시간당 36㎜를 양동이로 물을 붓듯 퍼부었고 7시부터 이후 1시간 동안은 94㎜가 쏟아졌다. 동별로는 100㎜를 넘은 곳도 있다. 시간당 100㎜가 넘는 걍수량은 기상관측 사상 이례적인 기록이다. 이 지역에는 오전 8~9시까지도 72㎜의 비가 추가로 내렸다. 오전 6시부터 9시까지 3시간 동안 서초구에는 161㎜, 강남구에는 142㎜의 물폭탄을 맞았다.

◇하천주변 완만한 저지대…녹지도 적어 = 하천을 낀 완만한 저지대에 집중적인 개발이 이뤄졌다는 점도 이 지역 피해를 일으킨 주된 원인 중 하나다. 서초구의 양재천 등에 불어난 물은 하수구 역류 현상을 일으켜 강남 대로변과 일부 주택가를 물바다로 만들었다.

물이 불어난 강남역의 경우 원래 지대가 낮아 인근의 빗물이 모여든다. 사당역 역시 저지대다. 강북 지역의 경우 산이 많아 나무가 품어주는 물이 많고 경사가 크기 때문에 빗물을 빨리 빼낼 수 있다. 반면, 강남은 녹지가 적고 경사도가 낮아 치수가 더욱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초 지난해까지 완료될 예정이었던 서초구 자연재해위험지구 정비공사가 사업 우선순위에서 밀리면서 완공 시기가 올해로 늦춰진 것도 이번 피해를 키운 원인 중 하나다.

◇우면산에만 17명 사망 =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로 우면산에서만 15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되는 인명피해가 일어났다. 우면산은 지난해 9월말 200㎜에 가까운 폭우가 내릴 당시에도 산사태가 토사와 돌덩이가 인근 도로로 쏟아진 적이 있었다. 우면산은 지반이 암반 등으로 주로 구성돼 있어 관악산 등 인근 산에 비해 흙이 많은 육산이다. 집중 호우로 인한 유실 가능성이 컸다. 예고된 인재였다는 의미다.

서초구가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를 막기 위해 우면산 자락 세 곳에 4억8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연못(침사지)을 설치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공사는 진행조차 하지 못했다. 우면산을 관통한 터널이 가뜩이나 약한 지반을 더 불안하게 만들었다는 분석도 일각에서는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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