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진퇴양난]"값 올리긴 올려야 하는 데…"

입력 2011-03-2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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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재료값 상승으로 적자기업 속출…정부 압박에 값 못올려

원재료값 상승으로 지난해 말부터 제과·제빵 등 식품가공업체들의 속앓이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CJ제일제당 등 식품소재업체들이 3월 중순 일제히 평균 9.8~9.9% 가격 인상을 단행했지만 가공업체들은 정부 눈치를 보느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대부분 식품가공업체들이 원재료가 상승분을 전혀 제품가격에 반영하지 못해 수익률이 3% 선 밑으로 떨어졌다. 특히 일부 업체는 적자로 전환된 곳도 있어 올해 사업계획 축소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A제과업체 관계자는 “구제역과 설탕 등 재료값이 천정부지로 뛰어올랐지만 가격을 반영하지 못해 적자 제품이 늘고 있다”며 “한 두달 정도만 더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사업 계획을 수정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채산성이 계속 악화되자 가격인상을 검토하는 업체도 생겨나고 있지만 정부의 강력한 통제로 실행에 옮길 엄두는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B 제과업체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공급선 다변화, 생산 및 물류 프로세스 개선 등 자체적으로 원재료 인상분을 감내해왔는데 설탕값 까지 올라 더이상 여력이 없다”며 “4월에는 가격인상이 불가피한데 지금 상황에선 힘들 것같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설탕 가격을 올린 것은 정부와 교감이 이뤄졌기 때문일텐데 가공업체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정부로부터 아무런 언질이 없다”며 “먼저 가격을 올리겠다고 나설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최근 분위기는 더 심상치 않다. 연초부터 공정거래위원회의 담합 조사가 전방위로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대표적인 제과업체 오리온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가격’이란 단어조차 입에 담지 못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식품업체 한 고위 임원은 “MB정부의 식품업체에 대한 시각은 기업이 다 망해도 물가만 잡으면 된다는 식인 것 같다”며 “계속되는 압박에 숨을 쉴 틈조차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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