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잠재력]‘산업 주춧돌’…눈앞 성과보다 미래 보고 투자

입력 2011-01-26 11:00 수정 2011-01-26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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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과학의 위기…장기 안목 ‘기초-응용’로드맵 마련 절실

“기초과학 부문에 투자를 하더라도 우리의 성장 잠재력을 파악해 중점 투자분야를 선별하고 중ㆍ장기 발전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

21세기의 지식기반 경제시대에서는 과학기술력이 곧 국가 경쟁력이다. 특히 기초과학은 새로운 지식 창출과 창조적 인재양성을 통해 국가 경쟁력 수준을 높이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한다. 이미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등 선진국들은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리면서 고급 과학기술인 력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선진국들은 기술보호주의를 앞세워 PDP, 반도체 등 첨단 산업분야에 대한 특허 공세를 강화하고 있고, 중국 인도 등 후발국들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상대적으로 국내 상황은 좋지 않다. 과거 숙련된 노동력과 자본이 한국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면 이제는 출산율 저하와 고령사회 진입 등으로 성장 동력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게다가 원천기술의 해외 의존도 심화, 이공계 고급두뇌의 해외 유출, 기초과학 인프라 부족 등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들이 곳곳에 잠복해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가 지식기반 경제, 기술혁신주도형 국가체제로 새롭게 전환하려면 기초에서 응용 분야에 이르기까지 과학기술의 연구영역을 체계화하고 연구 수준을 ‘업그레이드’함으로써 신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본의 경우 기초과학 투자는 100년 이상을 거슬러 올라가 메이지유신(明治維新)에서부터 시작됐다. 국가과학기술능력을 키우기 위해 1866년 교토대, 1877년 도쿄대, 1917년 리켄 등을 세워 국가 주도의 기초과학 기술에 과감히 투자했다.

1920년대부터는 해외 공동연구를 본격화해 글로벌 연구 네트워크를 강화했다. 1949년에 유카 와가, 1965년에 도모나가 신이치로(朝永振一) 등 일본이 독자적으로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할 수 있었던 힘이다.

일본인이 노벨과학상을 타기까지의 시간은 업적 달성 후 평균 15년가량이 소요됐다. 또 수상자의 평균 나이 가 74.7세인 것으로 집계됐다. 장기간의 연구지원이 이뤄져야 수상도 가능한 셈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현 과학기술계는 고급 인력 이탈과 정책 부재라는 이중고(二重苦)를 겪고 있다. 고급 인력은 의학 분 야로 진로를 바꾸고, 국가적인 과학 경쟁력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이른바 ‘이공계의 위기 또는 기피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과학기술 분야 및 이공계가 외면받는 것은 한마디로 운신의 폭이 좁기 때문이다. 학부는 물론이고 석·박사 까지 10여년간 공부해도 직장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며 구하더라도 연봉과 복지 등 사회적·경제적 대우가 기대에 훨씬 못 미친다.

구조조정 태풍이라도 불면 어디 갈 곳도 없다. 당연히 우수 인력은 굳이 미래가 불투명한 과학기술 연구보다 는 부와 명예가 보이는 의대나 치대를 택한다. 이공계 기피현상의 핵심이다.

우리 과학·기술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선진국을 따라가는 ‘추격형 연구’에서 ‘창의적ㆍ모험적 연구’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탈추격형ㆍ선도형 연구로 패러다임을 변화를 보여야 한다. 예컨데 기술의 개량·개선이 아닌 ‘아이폰’을 생각해 내고, 디자인하고, 만드는 ‘창의적ㆍ모험적 연구’가 구체화돼야 한다.

앞서고 뒤쫓는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우리 과학기술도 생존형 전략에서 벗어나 보다 공격적인 투자와 지원이 절실하다.

이재용 연세대학교 공과대학장은 "기초과학연구에 대한 투자가 적고 연구자가 평생 동안 일관주제로 연구를 수행할 수 없는 구조가 가장 큰 문제"라며 "추격형 연구에서 이제는 남들이 하지 않는 연구로 우리 과학기술도 진일보해야 한다.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장성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초과학에 대한 중요성을 널리 인식시키고 어릴 때부터 기초과학 분야에 대한 관심과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며 “정부가 기업이 하기 어려운 기초과학 분야에서 투자와 지원을 통해 연구자들이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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