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현대건설 인수' 탄력받나?

입력 2011-01-04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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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채권단의 MOU 해지' 인정, 채권단과 현대차 "환영"

현대차그룹의 현대건설 인수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법원은 현대건설을 둘러싼 채권단과 현대그룹의 갈등과 관련해 채권단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4일 현대그룹이 채권단을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에 대해 채권단이 현대그룹과 맺은 현대건설 매매 양해각서(MOU)를 해지한 것을 무효로 하거나 현대차그룹에 현대건설 주식을 매각하는 절차를 금지할 긴급한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채권단은 재판부의 이런 결정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고 현대차 역시 "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채권단 관계자는 "프랑스 나티시스 은행에 예치된 1조2천억원에 대한 출처 의혹을 해소하라는 채권단의 요구에 현대그룹이 성실히 답변하지 않아 MOU를 해지한 데 대해 법원이 정당하다고 판결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자금조달이 투명하지 않을 경우 `승자의 저주'가 우려돼 채권단이 본계약 체결을 거부한 것 역시 정당하다고 본 것"이라고 해석했다.

법원 판결에 따라 채권단은 예비협상대상자인 현대차그룹과 본격적인 현대건설 매각 협상에 들어갈 방침이다.

채권단은 현대차그룹에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부여하는 안건을 이날 주주협의회에 상정하고 오는 7일까지 각 채권금융기관의 입장을 받기로 했다. 이 안건은 채권단의 75% 이상 동의를 얻으면 통과된다.

안건이 가결되면 채권단은 현대차그룹과 MOU를 맺고 실사를 거쳐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채권단은 현대그룹이 더는 소송을 제기하지 않고 물러난다면 현대그룹이 낸 이행보증금 2750억원을 돌려주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현대그룹이 소모적인 논쟁을 하지 않는다면 (현대그룹의) 합리적 요구에 대해 긍정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이 현대그룹에 제시한 `중재안' 역시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중재안은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할 경우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8.30%)을 시장이나 연기금 등 제3자에게 분산 매각하도록 해 현대그룹의 현대상선 경영권이 위협받지 않도록 채권단이 나서겠다는 것이 골자다.

그러나 현대그룹이 순순히 물러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중재안 역시 거부할 가능성이 크다. 현대그룹은 최근 파생상품 계약을 통해 현대상선 지분을 45% 선까지 늘려 현대상선 경영권 위협을 줄인 상태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도 지난 3일 시무식에서 "최종 인수 완료까지는 많은 난관이 놓여 있으나, 우리가 모두 혼연일체가 되어 모든 역량을 결집한다면 현대건설은 반드시 우리 품으로 오게 될 것"이라며 `장기전'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에 따라 현대그룹은 앞으로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렇게 되면 현대건설 매각을 장기간 표류할 수도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현대그룹이 본안 소송 등을 제기할 경우 매각 절차를 지연시킬 수는 있겠지만 현대차그룹에 현대건설을 매각하려는 방향 자체를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며 "채권단이 헌법에 보장된 재산권을 행사하는 것까지 법원이 막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측은 이날 공식입장을 통해 "채권단의 조치가 정당하다고 판단된 만큼 현대차 컨소시엄은 채권단과 후속절차를 통해 조속한 시일 내에 현대건설을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시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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