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직원 기살리기로 위기 넘는다

입력 2010-10-13 14:24 수정 2010-10-13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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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내외 경제여건 악화 전망따라... 기업은 결국 ‘사람이 하는 것’ 강조

▲박용현 두산그룹 회장은 지난 12일 경남 창원에 있는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공장을 방문, 현장직원들과 악수를 나누며 격려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두산그룹)
국내 주요 기업과 금융권이 ‘직원 기살리기’에 한창이다. 특히 최고 경영진들이 현장을 직접 찾거나 공식적인 발언을 통해 업무에 매진토록 독려하고 있다.

구본무 LG 회장은 지난 12일 열린 LG그룹 임원 월례 세미나를 통해 “지금까지의 실적을 점검해 보니 몇몇 사업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하지만 상황이 어렵다고 위축되거나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과거 어려운 상황을 기회로 바꾸며 성장해 왔던 우리의 저력을 믿고 용기와 자신감을 가지고 사업에 임해야 한다”며 “경영진을 중심으로 전열을 정비해 이 시점에서 꼭 필요한 일들을 하나하나 해 달라”고 말했다.

그룹 주력계열사인 LG전자가 최근 실적 부진으로 추석연휴를 앞두고 CEO를 교체하는 등 진통을 겪은 것을 보듬어주기 위한 조치로 풀이되고 있다.

새롭게 LG전자 사령탑에 임명된 구본준 부회장도 취임 이후 서울스퀘어에 위치한 한국총괄을 비롯한 지방 현지생산 공장을 연이어 방문, LG전자 회생방안을 강구하는 한편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임직원들 기살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박용현 두산그룹 회장도 이날 경남 창원에 있는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 생산현장을 방문하고 “최근 사업 호황으로 생산현장이 매우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며 “이럴 때일 수록 직원들의 단결과 사기진작, 그리고 사업장 안전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직원들을 격려했다.

LS그룹은 주력 계열사들의 연구개발 보고대회를 통해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있다.

지난 4~5일 경기도 안양 LS타워에서 열린 주력 계열사들의 연구개발 보고대회 및 전시회인 ‘LS T-페어(Fair) 2010’가 그것.

올해로 6회째를 맞는 LS그룹의 ‘T-페어’는 기술경쟁력 향상과 연구원들의 사기진작을 통해 그룹 기술역량 강화의 촉매제 역할을 해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동화 포스코건설 사장은 추석 연휴가 끝난 지난달 28일 인천 송도사옥 로비에서 출근하는 임직원들을 맞이하며 일일이 포옹하는 프리허그(Free Hug) 행사를 갖는 등 직원들과의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

정 사장은 남은 기간 경영목표 달성을 위해 매진하자는 당부와 함께 임직원들에게 기운을 내자는 의미로 피로회복제를 전달하고, 특히 연휴기간에 가사일로 수고한 여직원들에게는 장미꽃을 건네 위로했다.

금융권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금융지주회장과 은행장간의 갈등을 빚는 등 내홍을 겪고 있는 신한금융지주도 직원들 챙기기에 여념이 없다.

신한지주는 지난달 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영업 정상화를 위해 △고객 관리 강화 △대외 커뮤니케이션 강화 △직원 커뮤니케이션 강화 및 사기진작 △경영관리 기능 강화 △경영진 리더십 지원 등을 5대 핵심 과제를 선정했다.

어수선한 근무 분위기 개선을 위해 무엇보다 직원 사기진작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

신한지주는 직원들 사기 진작을 위해 분산된 휴가를 합해 장기간 쉴 수 있도록 한 신한은행의 웰프로 휴가 제도를 전 그룹사로 확대 권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경영진과 직원 간 조찬 간담회 등도 확대할 계획이다.

이처럼 최고경영진들이 ‘직원 기살리기’에 나서는 이유는 대내외 불안한 경제상황과 사내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타개하기 위함이다.

LG전자와 신한지주의 경우 실적부진으로 인한 CEO 교체와 최고경영진들 간의 갈등으로 인해 사내는 물론 대외적인 이미지도 나빠진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최고경영진들이 직접 나서 직원들 기살리기에 나서면서 동요된 상황을 진정시키고 업무에 매진, 경영정상화를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년도 경기도 불확실하다는 점도 최고경영진들이 직원 챙기기에 나선 또 다른 이유라고 할 수 있다. 경기가 불확실할 경우 임직원들이 고용에 대한 불안감을 느껴 업무에 전력을 기울일 수 없어 장기적으로는 생산성 악화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최고경영진들의 스킨십 경영은 결국 기업은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의식에서 출발한다”며 “특히 대내외적인 환경이 불확실할 때 최고경영진의 이같은 스킨십 경영은 임직원들의 사기를 고취시키는 데에는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기진작을 위해 정례적으로 직원들과의 간담회나 산행 등 그 방법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용현 두산그룹 회장은 지난 12일 경남 창원에 있는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공장을 방문, 현장직원들과 악수를 나누며 격려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두산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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