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中 공장 연쇄자살 막을 수 있을까

입력 2010-05-27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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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과 델, 휴렛패커드(HP)등 세계 메이저 IT업체들이 자사의 제품을 위탁생산하는 대만 팍스콘사의 중국 공장에서 연쇄자살이 끊이지 않자 조사에 착수했다.

팍스콘사의 중국 선전공장에서 지난 25일 또 한번의 자살사고가 발생해 올해 들어 총 11건의 자살시도가 일어나자 팍스콘사에 위탁생산을 의뢰하는 업체들이 팍스콘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고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팍스콘사 중국 선전공장(블룸버그통신)

팍스콘사의 중국 선전시 룽화공장에서는 올해 들어 연쇄자살사고가 발생해 벌써 9명이 숨졌고 2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팍스콘사는 근로자들의 투신자살로 인한 사망사고를 막기 위해 기숙사 전체에 안전망을 설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테리 고우 팍스콘사 설립자는 “지난 2개월간 늦은 밤이나 이른 아침에 전화를 받는 것이 너무 두려웠다”면서 “자살사고에 대해 심심한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자살사고를 막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면서도 “팍스콘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신감과 강한 결단력을 가지고 있다”면서 회사를 변호했다.

애플과 델 등 팍스콘사에 자사제품의 위탁생산을 의뢰한 업체들은 이날 연쇄자살사고에 대해 처음으로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았다.

애플은 최근 일련의 자살사고에 대해 큰 슬픔과 분노를 느끼고 있다면서 팍스콘사의 자살방지조치가 적절했는지 평가하기 위한 조사반을 곧 파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계 최대 퍼스널 컴퓨터 제조업체인 HP도 팍스콘사의 경영행위가 자살사고와 연관이 있는지를 조사중이라고 알렸다.

델 대변인은 “만약 델의 공급망 가운데 열악한 작업환경을 가진 업체가 있다면 즉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고 노키아도 팍스콘사와 접촉해 진상을 알아보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팍스콘사는 중국 전역에 82만명의 근로자가 있고 그 중 45만명이 문제가 되고 있는 선전 룽화 공업단지에서 근무하고 있다.

중국 전체 자살률을 감안하면 팍스콘사의 경우는 예외적인 사항은 아니지만 최근의 일련의 자살사고는 한 사람의 자살이 다른 사람의 자살을 촉발하는 이른바 ‘베르테르 효과’와 비슷하다고 심리학자들은 지적했다.

베르테르 효과는 학교 등 청년층이 많이 모인 지역에서 자주 발생하는 데 선전 공장에 근무하는 근로자 중 85%는 80년대와 90년대 출생한 젊은 농민공인 것으로 밝혀졌다.

자살사고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중국정부도 조사에 착수했으나 아직까지 회사와의 관련성은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문제 전문가들은 일련의 자살사고가 과도한 근무시간과 연관이 깊다고 주장했다.

중국 선전공장 근로자들은 법정최저임금인 월 900위안을 받고 있으며 잔업수당을 받기 위해 대부분의 근로자가 정상근무시간보다 1.5배나 더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팍스콘사가 근로자들의 잔업을 강요하거나 허용했으며 군대식의 엄격한 회사규율과 단순한 반복작업이 근로자의 스트레스를 증대시켰다고 팍스콘사를 비판했다.

그러나 팍스콘사는 사실 중국 내 다른 공장에 비해 더 좋은 근무환경을 가지고 있고 근로조건도 계속 좋아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공장 내부에는 병원, 서점 및 카페테리아 등 편의시설이 많고 근로자들을 위한 노래자랑대회 등 행사도 자주 열리고 있다.

이에 공장 자체의 경영문제가 아닌 다른 원인을 지적하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비영리단체인 중국 노동자 와치의 리치앙 전무는 “중국 선전공장은 규모가 너무 크다”면서 “거대한 공장 속에서 근로자들이 고독을 느끼기 더 쉬웠을 것”이라고 자살원인을 추측했다.

상하이 화동사범대학의 리궈루이 심리학 교수는 “중국의 옛날 세대는 고된 작업에 익숙하고 돈을 버는 데만 집중했다”면서 “반면 선전공장 근로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젊은 농민공들은 이전 세대와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근로자들은 TV나 인터넷을 통해 같은 또래의 다른 젊은이들이 누리고 있는 생활상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서 “다른 젊은이들에 비해 힘들고 외로운 환경에 상실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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