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 교수 피습⋯의료계 “의료진 보호 대책 마련하라”

입력 2026-11-05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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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대한의사협회 대변인 (뉴시스)
▲김성근 대한의사협회 대변인 (뉴시스)

세브란스병원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진료실에서 피습당한 사건을 두고 의료계가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5일 대한의사협회는 서울 용산구 의사협회 회관에서 정례브리핑을 열고 의료진이 위협받지 않고 진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했다.

김성근 의사협회 대변인은 “2018년 고(故) 임세원 교수 사건 이후 이른바 임세원법이 제정됐지만, 가해자에 대한 사후 처벌 강화에 치중된 나머지 진료 현장의 안전을 근본적으로 지켜내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대변인은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진료실이 언제든 흉기 난동과 폭력에 노출되는 위험 공간으로 방치된다면 사명감 하나로 버텨온 의료진은 극심한 불안과 공포 속에 현장을 이탈할 수밖에 없다”라며 “안전한 진료환경을 조성하고 의료현장을 지켜내는 것은 국가가 국민의 생명권을 수호하기 위해 마땅히 감당해야 할 본연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대한병원협회도 성명서를 통해 “정부는 의료현장 안전대책을 전면 재점검하고, 가해자를 엄중 처벌하라”라고 촉구했다.

병원협회는 “진료 현장에서 의료진을 향해 흉기를 휘두르는 행위는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중대한 범죄이자, 의료체계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라며 “이번 사건이 결코 일회성 대책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라고 밝혔다.

병원협회는 △의료기관 내 흉기 반입과 폭력 행위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안전대책 △의료진 폭행과 흉기 위협에 대한 무관용 엄정 대응 △의료기관의 안전관리 책임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지원체계 구축 △의료진 폭력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 제고 및 피해자 지원 등을 요청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의료진이 안전하지 않은 병원에서 환자도 안전할 수 없다”라며 정부에 의료진 보호 대책과 가해자 엄정 처벌을 촉구했다.

전공의협의회는 “정부와 의료기관은 이번 사건을 특정 병원의 문제로 국한해서는 안 된다”라며 “현행 기준의 이행 실태와 비상 대응 체계를 전면 점검하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라고 요청했다. 이어 “폭력 피해를 입은 의료인이 치료와 회복, 법적 대응 과정에서 홀로 남겨지지 않도록 의료기관과 국가가 함께 책임지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전공의협의회는 수련 중인 전공의들이 특히 업무 중 폭력에 노출될 위험이 높다는 문제점도 지적했다.

전공의협의회는 “전공의는 피교육자라는 신분상 피해를 입고도 수련 상의 불이익을 우려해 문제를 제기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으며, 피해 이후에도 업무 조정 없이 같은 현장으로 복귀하는 일이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공의가 주저 없이 보호를 요청하고 적절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수련병원의 책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전날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외래진료실에서 50대 환자가 교수를 향해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진료 구역에는 보안요원이 배치돼 있었지만 사건을 막지 못했다. 환자는 특수 상해 혐의로 경찰에 긴급 체포됐으며, 피해 교수는 생명에 지장이 없으나 손 등을 다쳐 봉합 수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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